교회는 그렇게 바쁜 곳이 아니다

교회는 그렇게 바쁜 곳이 아니다

[ 논설위원칼럼 ]

양의섭 목사
2018년 07월 09일(월) 10:21
필자는 한 때 총동원주일은 무조건 일 년에 몇 번은 해야 하는 건 줄 알았다. 전도훈련과 세미나도 반드시 해야 하고, 전도용품은 기발한 것으로 계속 계발해야 하는 줄 알았고, 전도도 전략에 의해 이루어지는 걸로 알았다. 그래서 전도에 대한 전략조차 없는 교회는 잠자는 교회라고만 알았다. 몇 해 전부터 유행하는 부침개 전도, 붕어빵 전도, 냉차 전도…. 그렇게 주는 것이 마냥 좋게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모든 선행들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었다. 목적이 숨겨져 있는, "이것 먹고 우리 교회 나오세요"하는 목적과 소망이 담겨있는 그런 선행이었다. 그런데 선행에 목적과 의도가 담겨진다면 과연 그걸 선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한 선행이라면 그걸 들고 되갚을 수 없는 어렵고 힘든 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더 예수님의 말씀에 맞지 않을까 싶다.(눅14:13~14)

전도는 전략에 의한 것이 아닌 삶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일어난 전도열풍은 1970년대 후반을 거쳐 1980년대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 이전의 교회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교회는 그저 동네에 있었고, '나 저 교회에 다녀요.'하면 동네 가게에서 외상도 먹을 수 있는 '신용장'이었다. 착한 사람의 대명사는 '교회 다닌데요'였다. '집사래, 장로래, 권사래'하면 뭐 두 번 다시 돌아볼 것도 없는 믿음의 사람으로 인정받던 시절이었다.

오늘날 교회가 이 신뢰를 잃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는 곳'(시 85:10)인데, 전략만 쫓다가 이런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렸다. 급기야 사회인들이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뭔가 강렬한 욕구가 기본적으로 숨어 있다고. 이 사람들이 지금 이렇게 친절하고 이렇게 선행을 베풀지만 분명 뭔가 가 뒤에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매스컴에서 터져 나오는 교회의 추문들은 교회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교회는 여전히 전도를 안 해서 그렇다고 새로운 전도 전략을 짜느라고 별별 기발한 것들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교회는 오늘도 바쁘다. 교인들을 가만 두지 않는다. 아닐거다. 예수님이 원하신 교회는 그렇게 바쁜 곳이 아닐거다. 그런 것들은 본질이 아니다. 주님과의 만남과 진정한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교회는 자기 자리를 잡아야 한다. 교회만 가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영이 맑아지고, 알 수 없는 위로와 격려가 밀려온다고, 교회는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곳이라고, 그런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 때, 교회는 다시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이 그 빛보고 찾아올거다. 잠시 동안 교세가 위축된다고 해서 겁먹지 말자. 그런 것에 연연하기보다 교회의 본 모습, 내 영혼의 안식처요,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고 기도할 수 있는 하나님의 집으로, 거룩한 교제와 성령의 교통하심이 활발한 곳으로 회복되는 것이 우리에겐 더 급한 일일 것이다.



양의섭 목사/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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