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목회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8년 07월 06일(금) 10:00
구상나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반도에만 서식한다. 한국의 고유종이다. 덕유산이나 무등산, 지리산과 같은 남부지방의 높은 산에 산다. 한라산에 가장 많은 수가 자란다. 늘푸른 바늘잎을 달고 있는 침엽수종이다. 10미터를 넘겨서 15미터 가까이 자란다. 짧은 바늘잎은 끝이 살짝 갈라져 있다. 암수한그루로 6월에 꽃이 피고, 9월에 원통 모양의 녹갈색 또는 자갈색 솔방울 열매가 맺힌다. 열매는 하늘을 향해서 곧게 선다.

구상나무가 신종 식물로 학계에 보고된 사연도 재미있다. 1901년부터 세계를 다니며 식물종을 채집하던 프랑스의 포리 신부는 1907년에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해서 영국 식물분류학자 윌슨에게 보냈다. 포리는 이 표본을 분비나무로 알았다. 그만큼 구상나무와 분비나무는 흡사했다. 미국 하바드대 아널드식물원에서 일하던 윌슨은 무언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직접 제주도를 찾아 왔다. 윌슨은 1917년에 심플을 채집한 뒤 연구 끝에 1920년에 구상나무가 신종이라고 발표했다.

윌슨은 제주사람들이 '쿠살낭'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구상나무라고 이름을 지었다. '쿠살'은 성게, '낭'은 나무를 뜻한다. 잎이 성게가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쿠살낭이라고 불렀다. 윌슨이 반출하여 미국에 특허등록을 해서 외국에서는 한국전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구상나무에 대한 권리는 윌슨이 특허를 낸 미국이 소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한라산에서 2014년에 떼죽음이 본격화했다. 지리산도 2016년부터 반야봉을 중심으로 고사목이 발견되었다. 겨울과 봄의 수분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온난화로 겨울철 수분 공급원인 눈이 적게 내리는 탓이다. 게다가 빨리 녹아 증발하면서 나무들이 갈증을 겪고 있다.

1200~1900미터 높이에서 자라는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구상나무 등의 고산 침엽수들이 모두 집단고사 위기에 몰려 있다.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도 같은 처지이다. 항공촬영 사진에 고사 침엽수들이 회색으로 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 고산 침엽수가 쇠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침엽수가 사라지고 난 뒤 생태계에 일어날 변화를 아무도 모른다. 활엽수들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알 수 없다.

한국교회 목회생태계도 같은 처지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이 코 앞에 다가 왔다. 한국은 이미 고령화사회가 되었고, 곧 초고령화사회가 될 것이다. 해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20만 명씩 늘고 있다. 우리 교단은 1970년대와 80년 대에 연 평균 5.7%씩 성장했지만, 2010년부터 교세가 감소하고 있다. 2010년의 285만 2311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2016년 말에는 273만 900명을 기록했다. 6년 동안 12만 1411명, 4.26% 감소했다. 100명이 예배 드리는 교회라면 1214개 교회에 해당한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다. 우리 교단만의 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의 교세가 차례대로 줄어들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교세가 20% 줄어든 교단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동아시아 일대의 교회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8000여 개의 교회 중에서 13% 가량이 무목교회이다.

총회가 마을목회를 주제사업으로 삼은 것도 대안을 모색하는 시도이다. 지난 7월 2일에는 300여 마을목회 시범교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2018 마을목회대회'를 가졌다. 우수 마을목회 프로그램을 공모하여 시상도 하고, 마을목회 콘서트나 100인 토론회 순서도 있었다. 대전의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레인보우예술단이 작은공연도 했다. 마을목회는 새로운 샘물이다. 큰 강도 깊은 산 외진 곳의 작은 샘물에서 시작한다. 마을목회가 변모하는 목회 생태계를 살리는 생명의 샘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변창배 목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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