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중앙위 이후, 에큐메니칼 운동 과제

WCC 중앙위 이후, 에큐메니칼 운동 과제

[ 이슈진단 ] 배현주 교수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7월 03일(화) 10:00
WCC 제64차 중앙위원회가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제네바의 WCC 본부인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중앙위원회는 WCC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며, "함께 걸으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한다"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1948년 창립 당시 '불가능한 가능성'으로 보였던 세계교회의 일치와 공동의 증언이 70년이라는 격랑의 바다를 항해하는 중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실현되어 왔다는 점에 감격하고 감사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올해도 세계교회가 처한 많은 문제가 논의되었는데, 압도적인 화두는 교회의 일치와 한반도 평화였다. 세계교회사적으로 볼 때 기독교는 크게 동방정교회, 카톨릭교회, 개신교로 구성된다. 기독교의 공동의 증언과 선교를 위해 교회의 일치를 추구하는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초기 선구자들은 대부분 개신교에서 배출되었다. 동방정교회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초기부터 참여하였으나, 카톨릭교회는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1960년대 초반 제2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자체 쇄신에 성공한 카톨릭교회는 점차 개신교와의 대화에 문을 열게 되었고, 지난 2017년 독일교회의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그간 이단시 해왔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를 '복음의 종'으로 인정하기도 하였다.

이번 중앙위원회는 WCC 70주년을 축하하고자 참석한 프란시스 교황의 방문, 설교, 강연 등으로 인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교회의 일치'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속하는 성서적 비전으로서 인류의 일치와 전 피조세계의 일치를 선취하는 고귀한 지평이다. 따라서 교회의 일치 노력은 WCC의 회원교회 총대들이 제네바에 모여서 할 일만이 아니라 지역교회가 서 있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깨어있는 기독교인들이 함께 추구해야 할 과제다. 한국교회의 분열 극복을 위한 대화와 노력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와 불가분리적이다.

이번 중앙위원회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싱가포르 선언 직후에 개최되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 통일 문제는 시종일관 큰 주목을 받았다. 1984년 WCC는 일본 도잔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헌신하는 프로세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한반도의 냉전 상황이 독재정권의 민주화 탄압의 구실이 되던 시기였다. WCC는 부단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2013년 제10차 총회의 개최지를 부산으로 결정하게 된 배후에는 냉전으로 인한 지구촌 최후의 분단국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WCC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겨울 강림절 기간에 WCC 회원교회들은 세계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촛불기도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오랜 세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헌신을 아끼지 않았던 WCC의 역사를 기억하며 울라프 총무는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선언 이후의 상황을 '기적'이라고 불렀고, 세계교회 대표들은 큰 기쁨과 기대를 표명하였다. 70주년 메시지는 다음 내용을 포함한다. "한반도에서 솟아나는 화해의 여명 속에서, 그리고 핵무기 철폐를 위해 함께 일해 온 파트너 ICAN(핵무기철폐국제캠페인)의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에서, 우리는 지금 WCC의 평화를 향한 중단 없는 헌신적 운동의 수확을 맛보고 있습니다."

교회의 일치 과제와 평화운동, 양 분야에서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적 가치관을 분명히 세우는 기초공사가 중요하다. 교만, 공격성, 적대심, 이기주의, 공포심을 극복하고 '타자'를 수용하는 겸허함과 환대의 영성, 공동체를 세우는 치유와 화해의 문화, 복음 안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헌신하는 변혁적 제자직이 든든한 반석이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풍성한 생명을 누리도록 정의와 평화에 헌신할 수 있게 하는 성령의 에너지는 사랑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온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내쫓는다(요일 4:18).

배현주 교수(WCC 실행·중앙위원, 부산장신대학교)
판문점 프로세스, '원수 사랑'의 새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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