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마무리 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무리 하면서

[ 논설위원칼럼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8년 07월 02일(월) 10:00
지금도 세계 역사를 움직이고 있는 자본주의와 의회 민주주의, 미국의 건국, 과학의 발달, 근대화 등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가 지나가고 있다. 우리 교단 총회에서는 2015년 100회기 때에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사업(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102회기 2018년 가을까지 활동한 후 위원회 사업을 종료하게 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거룩한 교회로',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는 교단 표어가 만들어졌다. 총회와 노회 그리고 각 지역 신학대학에서 주관하는 많은 세미나와 특강이 있었고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의 수고와 기도 덕분에 이런 여러 사업들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될 수 있었다.

'개혁교회는 개혁하는 교회이다(Reformed church is reforming church)'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개혁교회는 과거 루터, 칼빈, 낙스의 개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계속 개혁되는 교회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과 종교개혁 정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 3년간 계속된 500주년 위원회를 마치면서 그 동안 있었던 많은 세미나와 행사에서 논의된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겠다.

①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는 외적으로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세속화로 인하여 야기되었고 교회 내적으로는 교회의 대규모화 (교회의 재정, 인원, 조직 등의 대규모화)와 복잡화 (조직의 체제와 종류의 복잡화, 사업과 행사의 복잡화)로 인하여 야기되었다.

② 한국교회에 나타나고 있는 수많은 개혁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앙의 본질이 회복되어야 하며 말씀과 예배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 가톨릭의 공적(功績)주의 신앙이 아닌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말씀의 신앙이 회복되어야 한다. 또한 복잡하고 번잡스러워진 교회조직을 정리하고 보여 주기 식의 행사나 사업보다 예배를 우선해야 한다.

③ 조직과 직제의 측면에서 총회나 노회 기구 속에 나타나는 복잡성과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개별 교회 당회의 과도한 기능 집중(국가로 말하면 입법, 행정, 사법적 기능의 집중)과 경직된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 목사와 장로의 임기제(재신임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④ 목회자의 자질 저하는 한국교회의 발전을 심각하게 가로막고 있다. 또한 목회자의 양산(量産)은 성도수 감소와 정체의 시대에 교회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 양성기관(신대원)의 개혁과 목회자의 수급 조절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⑤ 세속화되고 급변하는 사회의 요구에 성도와 교회가 잘 적응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적응이 교회와 성도의 정체성(identity)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회에의 적응과 정체성 유지가 함께 이루어지는 균형 잡힌 신앙과 교회 운영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⑥ 교회가 게토(ghetto)화된 공간에 머물지 않고 공적 신앙(公的 信仰)에 근거하여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적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공적 신앙이 특정 이데올로기 신앙이 되어서는 안되며 전문성이 떨어진 사회 참여는 효과도 없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공적 신앙의 중심 회복과 사회참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⑦ 미국교회와 유럽교회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비서구 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성장 장애와 박해의 어려움 가운데 있다. 이러한 시대에 20세기 선교의 가장 큰 열매이며, 비서구 국가로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한 한국의 교회는 세계 교회를 이끌어 가야할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의 부흥과 발전이 계속되어야 한다. 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가져오지 못하는 교회 개혁의 논의는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개혁에 대한 논의는 교회의 부흥 및 성장과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상 살펴본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과 쟁점을 교회의 현장에서 잘 고찰하고 개혁을 실천해 나가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주님의 몸된 교회로서 이 시대에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노치준 목사/광주양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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