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이신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목수"

목수이신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목수"

[ 아름다운세상 ] 자립대상교회 찾아 보수 공사 진행하는 '나사렛 목수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6월 13일(수) 10:00
【천안=최샘찬 기자】쾅!쾅!쾅! 천안에 위치한 한 개척교회의 입구에서 망치소리가 크게 들린다. 계단을 올라가니 진한 페인트와 톱밥 냄새가 뒤섞여 특유의 향이 코를 찌른다. 교회 내부를 인테리어 공사 중인 이들의 모습은 영락없이 건축회사의 현장직원들로 보이지만, 이들은 각자 개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목회자들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의 수리 및 공사를 위해 충남노회와 천안아산노회 소속 목회자 17명은 나사렛 목수회(대표:고무경 사무총장:문익수 총무:박성화)란 이름으로 섬기고 있다. 이들은 자립대상교회들이 예배당과 부속시설 혹은 사택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하나 둘씩 모여 돕기 시작해 활동한 것이 벌써 20년이 가까이 됐다. 전화 한 통으로 기술자들을 불러 교회의 수리를 맡길 수 있지만, 이 비용이 작지 않아 응급조치만 하고 버티고 있는 교회들에겐 나사렛 목수회의 방문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사렛 목수회는 10여 년 전 충남노회 소속 송악산 자락에 교회 사택을 수리한 것을 시작으로 노회 내 여러 교회와 사택들을 수리해왔다. 성도를 돕고 싶으나 여력이 되지 않는 교회 대신 나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성도에게 집으로 들어가는 통행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또한 노회 내 주변 교회만 돕던 나사렛 목수회는 외부 지역으로도 나서고 있다. 2003년 강원도 도계 지역 수해복구 현장에 찾아가 농가를 수리하고, 2007년 충남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지난해 포항 지진 발생시 나사렛 목수회원들은 자력으로 보수가 가능한 교회를 찾아 보수공사를 시행했다. 이제는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아산시 자원봉사센터에 '사랑나눔봉사회'라는 이름으로 등록해 독거 노인 및 조손 및 모자 가정, 타문화권 가정 등을 돕고 있다.

여러 경험들로 나사렛 목수회는 작은 규모의 건물을 지을 구색을 갖추게 됐다. 건물 바닥, 벽체, 천장, 목공, 전기, 보일러와 에어컨, 용접, 방송장비 설치,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의 공사를 진행해왔으며, 목수회원들은 각자 자신만의 주특기로 섬기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목회에 필요한 부분을 잘 파악해 공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숙련도보다도 나사렛 목수회의 힘은 주님 앞에서 섬기는 정신에 있다. 총무로 섬기는 박성화 목사(유곡교회)는 "마룻바닥을 뜯어 새로 작업할 때 용접한 부분이 녹이 슬지 않으려면 페인팅을 해야 하는데, 대표 고무경 목사님이 구석구석 페인트를 세심하게 하고 그 위에 공사를 진행했다"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그냥 덮은 것으로 보이지만, 목사님이 하나님 앞에서 섬기시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나사렛 목수회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나사렛 목수회는 20년 가까이 교회의 수리를 하다 보니, 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게 됐다. 자재를 판매하는 업자는 이번엔 어느 교회를 돕느냐고 먼저 묻는다고 한다. 저렴한 자재 공급과 나사렛 목수회원들의 봉사로 교회 공사는 3분의 1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

현재 나사렛 목수회가 내부 인테리어를 공사 중인 천안 선한목자교회의 김주관 목사는 "제가 교회 인테리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요구사항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는데, 나사렛 목수회는 상상한 것들을 모두 멋있게 구현해내고 있다"며, "나사렛 목수회가 없었다면 조그만 개척교회가 진행할 수 없는 공사였다. 소형 교회는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힘이 드는데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나사렛 목수회는 올해 말 베트남에서 교회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자 한다. 교단 내 선교사들과 협력해 일주일 동안 산지족에게 교회 건설과 보수 공사를 도우며 선교할 계획을 갖고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나사렛 목수회의 대표 고무경 목사(온양풍기교회 원로)는 "돕고 싶은 곳이 많다. 자재가 준비만 된다면 우리는 시간을 내어 도와줄 수 있지만, 재원이 부족한 곳들을 도울 수 없을 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수님께서도 목수셨는데, 부족하지만 우리가 목수로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행복해서 자랑스럽게 나사렛 목수회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나간다"며, "귀한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각자에게 맡겨진 목회에도 최선을 다하면서 힘닿는 데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