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기도로 WCC 사역 감당"

"교단의 기도로 WCC 사역 감당"

WCC CWME 국장직 사임하는 금주섭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5월 31일(목) 17:29
금주섭 목사
지난 3월 8~13일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개최된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CWME)'의 세계선교대회(Conference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에서는 총책임자 금주섭 목사가 지난 10년 동안의 WCC의 사역을 마치게 됨을 아쉬워하는 총대 1000여 명이 반대의 뜻을 뜻하는 파란색 카드를 일제히 흔들며 "노(NO)"를 외쳤다. 이미 금 목사가 사임의지를 확고히 표명한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은 결국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CWME 국장으로 10년을 사역한 금주섭 목사는 "'열심히 하면 결국은 인정을 받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복음의 열정을 가진 이들과 일할 수 있어 참 행복한 사역이었다는 고백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부인 세계교회협의회(WCC)로 파송한 금주섭 목사(CWME 국장)가 오는 8월로 지난 10년간의 WCC 사역을 마감한다. 사실 그와 함께 일하는 이들은 금 목사의 능력과 지금까지 세계선교와 에큐메니칼 운동에 공헌한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함께 일하자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금 목사는 WCC의 부서 총무와 국장은 10년 이상 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스스로 사임의사를 밝혔다.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국장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큰 임무였던 아루샤 세계선교대회는 1910년 에딘버러대회 이후 최대의 선교대회이자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대회로 평가될만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금 목사는 "지난 2007년 CWME 국장에 취임하면서 '기독교의 무게중심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새로운 에큐메니즘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성명을 작업하겠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외에도 2013년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또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피력했었는데 어느 정도는 이 말을 지킨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장 재임기간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일로 2013년 WCC 부산 총회를 꼽았다. "시위대도 많고 한국교회도 분열이 많아 총회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었다"고 고백한 금 목사는 "우리가 너무 내부 상황에 갇혀 있어 밖을 잘 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데 세계교회에서는 부산 총회가 역대 총회 중 최고의 총회였다고 평가하고 있어 한국교회는 이를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말했다.

20여 년을 해외에서 사역한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에 대해 외부자의 시선이 생겼을 터. 밖에서 바라본 한국교회의 모습을 묻자 "지금 전세계 기독교의 70%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이며 미주와 북미 기독교는 25% 남짓이다. 그동안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해오던 북반구의 교회가 지쳐 있는 상황에서 남반구 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데 이중 제3세계 국가 중 독립과 민주화, 산업화를 이루고, 교회적으로도 스스로 자치하고 자립, 선교하는 유일한 교회가 한국교회"라며, "세계교회는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발전을 위해 한국교회가 역할을 감당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가 위축되었다고 해도 하나님의 소명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선교적 역동성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세계교회를 섬기는데 가장 큰 조력자였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특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금 목사는 "교단의 청년회전국연합회에서 기독교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간 에큐메니칼 운동에 몸을 담아왔는데 세계선교협의회(CWM)를 거쳐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의 사역 등 20년간 해외에서 사역했다"며, "청년 때부터 에큐메니칼운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역대 사무총장과 총회장님들께 감사드리고, 기도로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 총회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 신실한 종으로 어떤 사명을 맡던지간에 총회를 위해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 목사에게는 국내 신학대학교 몇 곳에서 세계교회를 섬긴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나눠달라고 교수직을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세계교회는 금 목사에게 세계교회를 위한 사명이 남았다며 그를 더 큰 책임의 자리로 불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교회의 여러 지도자들은 차기 WCC 총무의 자리는 지난 10년간 CWME의 국장으로 헌신적으로 섬기며, 에큐메니칼 선교에 굵직 굵직한 이정표를 세우며 리더십을 보여준 금주섭 목사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최근 올라프 트베이트 현 총무가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오는 6월 15~21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는 차기 총무 인선을 위한 인선위원회 꾸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 목사는 "사실 국내외 여러분들이 저에게 이 짐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계신 것이 사실이지만 WCC의 총무는 세계교회를 위해 정말 중요한 자리이기에 오랜 기간 하나님 앞에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부족한 저에게 기회 주신다면 두려운 마음으로 순종하면서 감당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사실상 출마의 뜻을 밝혔다.

지금까지 WCC의 총무 중에는 필립 포터와 에밀리오 카스트로, 그리고 올라프 총무 직전 총무인 사무엘 코비야 목사가 비서구권 출신이었으며, 만약 차기 총무에 금 목사가 선출된다면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총무가 된다.

표현모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WCC의 책을 전하는 금주섭 목사.


금주섭 목사의 WCC에서의 10년, 업적과 이에 대한 평가는?



금 목사는 CWME의 국장으로 5명의 프로그램 간사와 5명의 행정 담당 직원과 함께 WCC의 선교와 전도에 관한 실무를 총괄하고, 에큐메니칼 선교신학 및 정책을 연구하며, 굵직굵직한 선교대회를 이끌어 왔다. 또한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미션(International Review of Mission)'의 편집장을 겸임하며, WCC 지도부의 일원으로 경영, 인사, 재정, 정책 전반의 심의 및 결정에 참여해왔다.

그가 총괄했던 대회에서는 세계교회 선교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문서 발표나 정책 보고 등이 있었다. 2010년 에딘버러대회에서는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지평을 융합하며 '공동의 소명'을 발표했고, 2012년 마닐라에서는 이듬해 있을 부산총회의 선교 성명 작성을 해 2013년 '다함께 생명을 향하여(TTL)'라는 선교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 대해 아그네스 아붐 의장은 "주변부로부터의 선교의 콘셉트가 담긴 중요한 문서"라고 평가했고, 전 총무였던 콘라드 라이저 박사는 "TTL은 21세기 초에 만들어진 에큐메니칼 문서 중 가장 창의적인 문서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미션'의 편집장을 겸한 금 목사는 폐간 위기에 있었던 선교지를 381개 신학 및 종교학 학술지 중 23위, 선교학 분야에서는 1위로 끌어올리며, 영국 최대의 인문학 출판사와의 계약으로 논문에 대한 로얄티를 매년 1억원 가량 받아 재정 확보에 기여하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미션'는 에딘버러대회의 결과물로 선교학의 발전을 위해 만든 가장 오래된 선교 학술지로 CWME 국장은 이 선교지의 편집장을 겸임한다.
Ecumenical Missiology 출판기념식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는 금주섭 목사.

그의 임기 중 마지막 임무였던 지난 3월 아루샤 세계선교대회에서는 '성령 안에서의 선교:변혁적 제자도'를 주제로 차별과 증오의 시대에 새로운 선교적 과제를 던지며, 선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대회로 평가되는 1910년 에딘버러대회 이후 최대 인원(1024명)이 참석한 성공적 선교대회로 만들어 에큐메니칼 선교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는 특히 여성과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강사로 설 수 있도록 해 에큐메니칼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하는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표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