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인가? 가치경쟁인가?

가격경쟁인가? 가치경쟁인가?

[ 목양칼럼 ]

이수부 목사
2018년 06월 01일(금) 09:00
우리교회 교육관 1층을 리모델링하여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를 시작하면서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커피 값을 정하는 일이었다. 커피 종류의 기본은 '아메리카노'로 시중가격이 천차만별이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가격을 제외하고 25시 마켓 가격인 1000원에서 유명 브랜드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5000원을 넘는 등 다양하다.

운영 멤버들과 함께 커피가격 선정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어떤 이는 '박리다매' 전략을 쓰서 아주 싸게 값을 정하자고 한다. 한 분은 우리 동네 형편에 따라 1500원, 또는 2000원으로 정해놓으면 무난하여 주민들에게 비싸다는 안좋은(?) 소문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분은 최소 2500원을 정해도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커피마시는 이들은 가격을 보고 커피를 찾는 것이 아니라 커피의 맛과 카페의 분위기를 보고 카페에 들어오는 것이므로, 싸다고 해서 많이 찾고 비싸다고 해서 적게 찾는 것이 아니란다. 우리 카페에서는 값비싼 고급 원두를 적절하게 브랜딩했고 또, 주위 카페보다 훨씬 공간이 넓고 쾌적한 경쟁력있는 공간이니 싸게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설왕설래가 오고가다 결국 "목사님 알아서 정해주세요"라며 필자에게 결정을 떠넘긴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필자는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가치로 경쟁합시다. 이것저것 고려하여 2500원으로 하기로 하지요." 그렇게 아메리카노 커피 가격이 2500원으로 정해졌다.

가격을 경쟁적으로 싸게 하여 사람을 모으기보다 맛과 품질과 그 이상의 가치를 팔아 경쟁력있는 카페를 만들어 보자는 뜻이었다. 커피 한잔 값에는 원두 등의 재료값에다 건물세, 관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경우에 따라 4000원, 5000원 그 이상까지도 될 수 있다. 가격은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화폐로 매기는 교환 가치, 즉 상품과 화폐와의 교환비율이다. 가격은 타인에 의한 객관적 판단으로 결정되고 매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는 그 개념이 다르다. 가치는 개개인이 자신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고 소중한가에 따르는 주관적 판단이다. 자연히 가격과 가치는 불일치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갑부,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 가치는 당신이 갖게 되는 것"이라 했다.

고객은 가치를 기대하며 가격을 지불하고 가치를 경험한다. 고객은 가치를 얻을 때 기꺼이 값을 치른다. 가격이 싸면 품과 질을 의심하기까지 한다. 만일 카페가 고객으로 하여금 업그레이드된 가치를 취하게 한다면 고객은 만족하게 될 것이다. 우리교회가 카페를 열고 고객들이 양질의 커피나 음료 뿐 아니라 특별한 가치를 얻어갔으면 좋겠다. 그 가치는 카페를 세운 목적과 부합된다. 우리가 카페를 설립한 것은 마을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 우리는 "세상속으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마을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고 가치다. 교회를 찾는 성도들이 헌금(비용)을 내고 종교적인 가치와 서비스를 사가는 고객으로 비유한다면 불경스러운 이론일까? 교회는 돈을 받고 최고의 종교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종교사회학적인 면에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성도들이 교회에 와서 영적, 신앙적인 니드(need)를 충족한다면 그 이상 무엇이 더 필요할까?

우리 카페는 이윤추구가 아니라 의미와 섬김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통 공간이다. 그러니 값을 낮추어 가격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높은 가치로 경쟁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또, 설사 저가의 가격이라도 의미와 중요성이 부가된다면 가치는 그 만큼 고양될 것이다. 우리 카페는 그런고로 가격 중심이 아니고 가치 중심으로 간다.



이수부 목사/안산평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