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해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해

[ 교육칼럼 ] 마음근력키우기<3>

하혜숙 교수
2018년 05월 28일(월) 18:09
다음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생각해 보자. '칭찬은 부정적인 것이다', '칭찬은 긍정적인 것이다'.

정답은 두 가지 명제 모두 '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판단하는 칭찬'은 파괴적이고 부정적이며, '인정하는 칭찬'은 건설적이고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상담에서 부모들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아이들에게 칭찬을 해줬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가 얌전히 있는 모습이 너무 기특해서 "철수야, 너 참 착하구나"하고 칭찬을 해줬지만 칭찬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내 방안을 난장판으로 어질러 놓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칭찬이 아이에게 자신감과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한 때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책이 유행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실제로 칭찬은 긴장을 일으킬 수도 있고 나쁜 버릇을 생기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때로 가족들이나 세상에 대해 나쁜 생각을 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가 "너는 착한 아이야"라고 칭찬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자기가 했던 나쁜 생각이나 행동 때문에 칭찬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바로 얼마 전에 동생이 사라져버렸으면,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칭찬을 수도 없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버릇이 더 나빠졌다면 그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아이가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버릇없는 행동은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하는 나름의 방법일 수 있다. 영리하다고 칭찬받는 아이가 오히려 시험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 것은, 자기가 누리고 있는 높은 평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의 본모습이 탄로 날 때까지 긴장하면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오히려 나쁜 행동으로 미리 고백해서 마음의 짐을 덜어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상담을 받는 아이에게 상담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넌 참 착한 아이야", "그렇지, 계속 이렇게 착하게 해야지".

칭찬은 마치 항생제 주사처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약을 처방할 때는 일정한 복용법과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 칭찬을 받으면 마치 주사약을 맞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고 의존을 부른다. 마치 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의도로 해준 칭찬이 이렇게 해로운 결과를 부르는 메커니즘은, 칭찬을 하게 되면 칭찬을 해준 그 사람이 아이를 인정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칭찬을 감정에 접종하는 주사라고 한다면, 성격이나 인격에 주사하지 말고 노력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에 접종(칭찬)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기 방을 청소했을 때, 방이 아주 깨끗해졌다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칭찬이다. 하지만 매우 착하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아이를 위하는 칭찬은, 어른의 의도대로 아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취한 일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주는 거울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인격을 직접적으로 칭찬하는 것은 마치 머리위에서 곧바로 내리쬐는 직사광선과 같아서 눈이 부시고 불편하게 만든다.

칭찬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한 부분은, '우리가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한 부분은 '상대방이 그 말을 듣고 자기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건과 감정에 대해서 사실적이고 인정하는 자세로 의견을 내놓으면 상대방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철수가 선생님을 도와서 교실의 책을 정리했을 때, "잘 했어, 넌 훌륭한 아이야"라고 칭찬하는 대신에, "이젠 책정리가 다 되었네. 우리 반 아이들이 필요한 책을 찾기가 쉬워질 거야. 어려운 일이었는데 네가 해냈어. 고마워"라고 철수가 한 일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다. 이렇게 선생님이 인정을 해주었기 때문에 철수는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내가 한 일이 선생님을 흐뭇하게 했어. 내가 일을 잘 했기 때문이야".

이처럼 칭찬을 하려거든 아이들이 노력했거나 도움을 주었거나 배려를 했거나 새로운 것을 해냈거나 성취한 일에 대해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들고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는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교사나 부모는 아이들이 칭찬을 듣고 난 후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칭찬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성품에 대해 실제적인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혜숙 교수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