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가난한 이웃을 위한 하나님의 대안

희년: 가난한 이웃을 위한 하나님의 대안

[ 논설위원칼럼 ]

안광수 목사
2018년 05월 28일(월) 14:56
교회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이다. 강도 만나 거의 죽을 뻔 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그 상처를 싸매주고 주막까지 데려다 돌보아 주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예수께서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시며 인생의 강도 만난 사람들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나름대로 힘을 다해 이 긍휼사역을 감당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의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해서 교회는 사명을 다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도가 없는 세상, 강도가 나타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한 교회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강도 만난 사람을 돌보아 주고, 또 아예 강도가 나오지 않는 세상을 만들라고 주신 말씀이 안식일과 희년에 관한 말씀이다. 출애굽기 20장 10절에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안식일을 주신 중요한 목적은 남종이나 여종 같은 지극히 작은 자들을 쉬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레위기 25장에 나오는 희년에 관한 말씀도 그 목적은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배려해 주고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하신 하나님의 제도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희년에는 종에게 자유를 주어 가족에게로 돌아가게 하고 모든 부채를 탕감해 줌으로 새로운 출발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팔 수 밖에 없었던 토지를 원주인에게 돌려주게 하였다.

종에게 자유를 주고 부채를 탕감해 주는 것을 '긍휼사역'이라고 한다면 50년마다 토지를 원주인에게 돌려주어 땅을 다시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은 강도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정의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긍휼사역과 더불어 정의사역에 힘써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빈부의 양극화 현상과 저출산 문제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결혼한 젊은 부부들이 그들만의 힘으로 집을 장만하려면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안은 없는 것일까?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는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토지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을 개인이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만일 토지를 많이 소유한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면 땅을 가진 사람은 너도 나도 땅을 시장에 내 놓게 될 것이다. 그러면 땅값이 내려가게 되고 땅값이 내려가면 주택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주택가격이 내려가면 우리들의 자녀들이 쉽게 집 장만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땅값이 내려가면 공장 초기 비용이 적게 들므로 짧은 시간 내에 이익을 낼 수 있고 그것은 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자리가 많아지면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이 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토지에 있음을 알게 된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근로소득은 개인이 갖되 땅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은 무거운 세금으로 환수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희년정신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 실천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안광수 목사/수원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