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 있는 삶을 사는 방법

울림이 있는 삶을 사는 방법

[ 나의 서재 ] 소종영 목사의 '내 인생의 책'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5월 23일(수) 17:33
서재 앞에 선 소종영 목사.
가문비나무의노래
소종영 목사(가장제일교회)는 숨겨진 독서광이다. 그를 아는 이들은 독서에서 비롯된 소 목사의 식견과 통찰력을 높이 평가한다. 처음 소 목사에게 '나의 서재' 취재를 의뢰했을 때 그의 질문은 "신앙서적이 아닌 일반서적을 소개해도 되는지"였다. 그의 독서는 목회와 신학은 물론 일반 인문학과 시사 등 지금 여기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 맞닿아 있었다.



1. 가문비나무의 노래(마틴 슐레스케/니케북스)

마틴 슐레스케는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일곱 살이 되던 해에 바이올린이 그의 마음을 울렸고, 평생 그는 바이올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장인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마틴 슐레스케가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옮긴 세계적인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의 작품이 곁들어 있어 책의 감동을 더합니다.

그는 바이올린의 재료가 되는 고지대의 가문비나무를 찬양합니다. "수목 한계선 바로 아래의 척박한 환경은 가문비나무가 생존하는 데는 고난이지만, 울림에는 축복입니다. 메마른 땅이라는 위기를 통해 나무들이 아주 단단해지니까요. 바로 이런 목재가 울림의 소명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런 나무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합니다. 1만 그루 중 한 그루가 될까 말까 하다니 말입니다. "울림이 좋은 바이올린 재목을 찾는 데 이렇게 큰 수고를 들여야 한다면, 울림 있는 삶을 사는 데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요?"라고 적으면서 그는 목사인 나의 목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살아가는 동안 기막히고 실망스럽고 어려운 시기가 닥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 합니다. 성숙한 믿음은 신을 신뢰하는 것뿐 아니라, 그의 신비 앞에 머리 숙일 줄 아는 것입니다"라는 그의 말을 통해서 나는 그의 신앙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목회자들 특히 찬양대나 악기를 연주하는 분들에게 필독서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2. 곁으로(김응교/새물결플러스)

'곁으로'의 저자 김응교는 연세대에서 신학과 국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저자는 국내외 작가들의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해박한 지식으로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저자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소개하며 다윤이 엄마의 말을 인용합니다. "속상했던 것은 세월호 실종자 아홉 명 학생 모두 예수님 믿던 아이들이었다는 거예요. 스님들이 삼보일배로 바닥을 기면서 함께 하는데, 아이들이 다니던 교회는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요. 교회 다니던 아이들 아홉 명을 못 찾았기에 교회가 나서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많은 교회는 외면했어요." 그러면서 예수님은 슬픔 '곁으로' 다가가셨던 분이라고, 그러니 이제라도 우리는, 누구든 울고 있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갈 것을 주문합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처럼 주변에서 누가 죽어 가는지, 누가 아파하는지, 누가 옥상으로 오르고 있는지를 잘 살펴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런 고통을 들으려 하는 마음과 그 곁으로 서둘러 달려가려는 마음을 '사회적 영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영성이 궁금하다 여기는 사람, 아직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 기독교의 깨어남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 볼만 하다.



3. 바보들의 나라(닉 페이지/포이에마)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AD 33년 예루살렘에서 승천하시는 예수의 모습을 한 없이 쳐다보던 제자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이후에는 주로 바울이 머물렀던 도시인 시리아, 안디옥, 갈라디아, 마케도니아, 아가야, 에베소, 가이사랴 그리고 로마를 중심으로 해서 연도별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출판사는 이런 리뷰를 달아놓고 있습니다. "로마 시민이 될 수 없었던 비천한 자들은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시민이 되었나? 어리석게만 보이던 십자가의 도가 온 세상에 퍼져나간 경로와 그것을 퍼뜨린 1세기 그리스도인의 행적을 추적한 책.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부터 철학자 필론과 켈수스의 저작까지 다양한 사료를 통해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복원했다.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들을 높이고 우대하는 로마 제국에서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이 거할 자리를 내어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바울에 대한 많은 책들을 보았습니다만 이제까지 읽은 책 중에 최고입니다. 책의 내용이 너무나도 알차고 소중하여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모든 성경구절을 책 주변부에 다 기록하며 읽었고요, 어느 책보다 많은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바울이 걷고 머물렀다는 그 길을 따라 당장이라도 순례길에 나서도록 두근거리도록 하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 중에서 방대한 성경 가이드북 '바이블 맵', '가장 길었던 한 주', 그리고 '성경, 하나님의 위험한 책'도 적극 추천합니다.



4.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유영만/나무생각)

저자 유영만은 교수이면서 스스로를 일컬어 지식생태학자로 불리길 원합니다. 무려 80여권의 책을 썼는데 이 책은 나무(木)에 관한 책입니다.

2차 세계대전의 끝자락에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순간 8만 명이 즉사한 현장에 살아있는 생명체는 오직 나무였다고 합니다. 나무는 태양, 물, 이산화탄소만 있으면 지구 어디에서나 자신의 자리에 서서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지 않은 채 가장 높이 자라며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라고 합니다.

그런 나무들에 대한 저자의 관찰과 안목이 놀랍고 그에 따른 삶의 성찰도 의미가 있도록 만드는 책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너무나도 심각하게 무너지는 오늘의 이 현실에 교회는 이 책을 필독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생태와 자연을 생각하는 교회로, 녹색은총을 통해 녹색교회로 만들어가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기에 이 책은 교과서와도 같다 하겠습니다.

곁으로
곁으로
바보들의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