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엉덩이

머리와 엉덩이

[ 교육칼럼 ] 마음근력키우기<2>

하혜숙 교수
2018년 05월 14일(월) 14:07
공부는 온 국민의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하고 싶어 한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공부를 잘하려면 신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한 곳이 어디인가?

사실 공부는 지적 능력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분이 학교 다닐 때 시험 성적표를 받아 오면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하셨는가? 뿐만 아니라 학교 다니는 여러분의 자녀가 시험 성적표를 가져 왔을 때 여러분의 반응은 어떠한가? 아이가 시험을 못 보면, 부부가 "아이구!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머리가 나쁘니?"하며, 자신은 똑똑한데 네 엄마를 닮아서 그렇다느니, 또는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는데 네가 아빠 닮아서 머리가 안 좋다느니 등등 아이의 머리를(지능을) 문제 삼으며 서로 떠밀기 작전에 돌입한다.

심리학의 오래된 숙제이자 논쟁주제가 바로 이러한 부부의 실랑이 속에 포함되어 있다. 과연 천성이 중요한가 아니면 양육(환경)이 중요한가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는 적어도 공부문제에 있어서만은 지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연구한 더크워스(Angela Lee Duckworth)교수는 우리는 지능에 대해 잘못 알고 있으며,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것은 지능이 아니라 바로 '그릿(Grit, Growth, Resilience, Intrinsic Motivation, Tenacity)'이라고 주장한다. 그릿은 우리말로 '끈기'로 번역할 수 있는데,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관심과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경향성이다. 사업가, 화가, 기자, 교수, 의사, 변호사 등 최고의 목표를 이룬 사람들을 인터뷰한 연구에서, 해당 분야에서 가장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 특성으로 도출된 것이 바로 끈기(grit)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분야에서 더 재능 있는 천재적인 동료들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은 선두의 자리에 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성취를 마라톤으로 본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장애물이나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실망하거나 다른 길로 가야하는 신호로 받아들이지만,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계속 간다. 최후의 승자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앞의 질문에 답을 해보라고 한다면, 공부를 잘하려면 머리보다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릿을 주님과의 관계에 적용해 보자. 가만 생각해 보면 주님께서는 그동안 그릿을 가지시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주님께서 우리를 중간에 포기하셨다면…. 주님과의 친밀한 동행의 기쁨을 누리는 신앙의 선배들을 보면, 그들의 공통점이 바로 '주님 앞에 잠잠히 기다리는 오랜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그렇게 주님 앞에서 잠잠히 지내온 시간들이 친밀함으로 쌓여 있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신실하심처럼, 우리도 주님을 향해 그러하기 원한다. 우리의 삶에 큰 어려움이 있어도, 주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고 전혀 느껴지지 않아도, 주님께서 우리를 참으시고 참으시고 또 참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을 향해 그러하길 원한다.

세상은 성공을 위한 그릿(Grit)을 말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주님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오래 참음, 진정한 끈기(True grit)를 발휘하길 바란다. 삶의 여정에서, 맡겨진 일에 있어서 난관에 부딪쳐도 그저 엉덩이로 버티고 묵직이 그 자리를 지키고 견뎌내길 바란다. 그렇게 삶의 여정 동안, 믿음의 여정 동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함으로 경주를 마치는 우리 모두이길 원한다.

하혜숙 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하혜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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