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컴퓨터, 인간을 앞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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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인공지능시대를읽다 ] (2)4차산업혁명의 현상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5월 14일(월) 10:40
4차 산업혁명은 과학 기술의 혁신과 발전이 산업에 접목되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야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류의 역사상 산업 분야에 혁명이라는 단어를 붙인 경우는 지금까지 단 세번에 불과했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일상에 가져올 변화는 크고 광범위할 것으로 예측된다.

1700년대 말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엄청난 생산량의 증가 및 대량 이동수단의 발달을 가져왔고, 1800년대 초 2차 상업혁명은 전기에너지의 개발을 통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 인터넷의 발달로 이른바 '정보화 혁명'이라는 명칭으로 지금의 디지털 문명을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어는 '초연결', '초지능', '자동화'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이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인간이 명령 내리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로 스스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실행을 한다. 정보기술이 기존의 사물과 융복합하면서 이전에 없었던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알아서 운전도 하고 회계도 하며, 환자를 진찰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글쓰기, 그림 그리기, 음악 만들기까지 예술분야에서도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을 우리는 언제쯤이면 피부로 느끼게 될까?

우리는 이미 지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가 우리나라의 최고 고수인 이세돌 9단에 4대 1로 승리하는 것을 보았다. 딥러닝을 하는 똑똑한 인공지능의 출현을 보며 멀게만 느껴왔던 인공지능의 시대가 바로 지금 실현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현재 인공지능에 의한 자율운전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먼 미래가 아닌 2년 후인 2020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철도 멀지 않은 미래에 운전 인력 없이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하철 신분당선에는 이미 사람 없이 움직이는 전철이 있을 정도다.

기술이 바뀌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뀌면 사회구조가 변하는 법. 각 나라들은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 가이드라인 만들고 관련법을 만들고 준비하고 있다. 관련법이나 도로시설 등 사람이 운전하는 시스템에 맞춰 건설된 기반시설들이 인공지능 운전의 상황에 맞게 변화될 것이다. 모든 자동차가 하나의 네트워크에 공유되기 때문에 각각의 자동차들은 네트워크에 기반해 주행을 결정하게 되는만큼 교통체증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지금처럼 자동차를 각 가정이 가지고 있는 소유의 방식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제조, 서비스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고용, 노동 시스템 등 인류 삶의 전반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분야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분석으로 질병 진단 및 치료 정확도가 향상될 것이고, 위험한 임무 수행은 로봇과 드론 기술이 도입되고, 교육 분야에서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자리', 그리고 '부의 분배'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20년 후에 인공지능이 사람 수준으로 똑똑해지고 인간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기계가 사람을 쓰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며, 24시간 일을 할 수 있어 우리 인간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 예견된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20년 내 4차혁명으로 사라질 일자리가 124만개라고 예측하고 있다.

'부의 분배'에 있어서도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러한 시대에는 극소수 사람들이 알고리즘을 소유하며 지배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사회의 불평등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편리하게 바뀌는 세상과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과의 간극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2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기계의 발달로 한 대의 기계가 여러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면서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자의 임금은 점점 낮아지게 되자 노동자들이 이 원인을 기계의 탓으로 돌리고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 이른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벌였던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이외에도 새롭게 등장할 윤리적인 문제도 사회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 자동차를 프로그래밍할 때 어린 아이들이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었을 경우 운전자의 안전을 우선시 해야 하는가 아니면 운전자가 상해를 입더라도 핸들을 꺾어야 하는가 같은 문제다. 우리들은 인공지능이 윤리적 딜레마에 부딪혔을 때 어떤 판단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해야 하는지 등을 해결해야 한다. 유전적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인간의 장기도 기계나 유전기술로 대체 가능할 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정의와 의료 윤리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이다.

교회 또한,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목회 방법과 사역의 분야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교회는 기계가 할 수 없는 공감능력을 갖추고 건전한 가치관 하에 바른 선택을 하며, 책임질 줄 아는 인격적인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적인 기능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또한, 디지털 문명에만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연대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코이노니아, 더욱 영적으로 갈급해질 이들의 영적필요를 채워주는 목회, 빈부의 격차 심화로 인한 디아코니아적 역할 증대 등 교회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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