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심양...중국, 선교사 또 추방

이번에는 심양...중국, 선교사 또 추방

예장 통합 및 합동 선교사 추방 지속될 우려 많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5월 09일(수) 20:12
심양에서 추방당한 예장 총회 선교사들과 공항으로 이들을 마중 나간 총회 세계선교부 실무자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최기학) 소속 선교사 4가정이 지난 4일 중국에서 추방되어 귀국했다. 심양 지역에서 이뤄진 이번 추방은 앞으로 3가정을 포함해 총 7가정이 추방될 예정이어서 한국교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추방에 앞서 심양에서는 예장 합동측 세계선교회(GMS) 소속 선교사들이 지난 1월 4가정이 추방된 데 이어 이번에 추가적으로 한 가정이 추방 당했으며, 또 한 가정은 공안의 조사에 응하지 않아 사실상 영구적인 입국 거부 조치가 이뤄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1명에 대한 추방도 추가로 이뤄졌으며, 향후 중국 당국에 의한 선교사 추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선교사들과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심양에서의 예장 통합과 합동 선교사들의 추방은 지난해 연길에서 선교사들에 대한 대규모 추방이 이뤄진 사건의 연장선상에 이뤄진 것으로, 추방 당한 선교사들은 대한민국 국적 혹은 한국계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두 교단의 선교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추방에는 타교단 선교사나 타국의 선교사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중국 국가보위국 종교국과 공안이 대한민국의 두 교단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추방을 당한 김복음 선교사(가명)는 "지난 3월 19일 선교사들이 일제히 통보를 받아 조사를 받았으며, 일부 선교사들은 출장 중이어서 중국 복귀 즉시 조사를 받았다"며 "4월 26일 최종적으로 추방 발표가 나서 지난 4일 귀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내 한국, 특히 예장 통합과 합동측 선교사들에 대한 추방이 이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팀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심양에서만 60여 명의 선교사를 추방할 예정이라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관으로부터 지난해 연길, 심천 지역에서 그런 조치가 취해졌을 때 다음은 심양이라는 정보를 흘린 바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첩보가 있어도 직면하기 전까지 체감하지 못한 측면도 있고, 설령 체험한다고 해도 사역 현장을 장기간 비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심양에서 추가 추방이 있을 예정이며, 이후 대련, 단동, 위해, 청도, 북경 등 남쪽으로 조사가 이어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추방과정에서 드러난 특징은 선교사의 사역내용과 사역의 경중, 사역 시작유무를 따지지 않고, 단순한 신분만으로 추방을 시키고 있다"며 "언어연수, 중국대학 학위공부, 사회복지활동 등 어떤 사유도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추방은 일시적, 지엽적인 것이 아닌 중국의 현 정치상황과 맞물린 정책적인 행동이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어 대책마련이 시급하고 선교 전략의 수정과 전환이 요구된다"고 총회 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현재 추방된 선교사 가족들은 한국 내 거주할 곳을 찾는 일이 가장 시급한 상황. 한국내 선교관이나 게스트룸은 사용약관이 대부분 2~3개월로 한정되어 있어 선교사 가정은 거처를 자주 옮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녀가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경우 매번 전학을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고, 선교사들 대부분은 전세를 얻을 형편이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극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세계선교부, "일단 추방 선교사 의견 경청할 것"

추방 선교사 가정, 거주지 구하기 및 재정난 심각



이번 중국 심양에서 선교사들이 추방되자 세계선교부 실무자들은 지난 4일 공항으로 이들을 마중나갔다. 세계선교부는 향후 추방 선교사들과의 대화모임을 통해 이들의 필요를 경청하고, 선교사들이 재충전하고 재파송될 때까지의 과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세계선교부 이정권 총무는 "일단 추방된 선교사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우선 추방된 선교사들에 대해서는 세계선교부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발동시켰으며, 각 나라의 현지선교사회와 협력해 타국 현장에 재배치 되는 과정을 안내할 것"이라며 "추방 움직임이 있으면 다른 나라로 피신해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현재 한 나라에서만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운영규정을 바꿔서라도 같은 언어의 선교 권역을 이동하며 선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선교사회 공동회장 김상길 선교사는 "우선은 지금 당장 나오신 분들을 위로하고 재배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세선부와 세선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며 "추방 당한 선교사이 어디를 원하든 그곳의 현지 선교회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브리핑(debriefingㆍ정신건강 문제를 확인하고 치료나 관리를 받기 위한 과정) 사역을 하고 있는 한 선교사는 "위기 후 일주일 내로 디브리핑이 이루어져야 회복이 빨라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외상후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는만큼 추방당한 선교사들에게 디브리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년 전 중국 사역을 하다 추방당한 경험이 있는 영남신대 김형오 교수는 이번 추방 사태와 관련,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종교정책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중국은 외부 세계의 도움을 받기 위해 종교에 대해 유화적이었지만 이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충분히 발전 가능하다는 자신감 속에서 선교사 추방에 가속을 내는 것은 물론 가정교회와 삼자 교회에 대해서도 손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기독교의 유입으로 중국 내 민주화 세력을 부추겨 중국 공산당이 와해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긴장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이 예상되는 지금 정책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만큼 이에 걸맞는 새로운 선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교사는 "중국이 특히 한국 선교사들을 선별해서 추방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촛불집회를 통한 민주화 쟁취 등의 분위기가 중국에 유입되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 이유도 작용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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