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갈등과 분쟁을 극복하라

교회, 갈등과 분쟁을 극복하라

[ 이슈진단 ] 교회 분란의 원인과 해법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8년 05월 02일(수) 18:23
1. #교회 분란, 이제는 '마침표' 찍을 때

교회에 다닌 지 5개월쯤 된 A씨는 주일에 교회에 갔다가 교회 담장 위에 철조망이 설치되고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어 결국 발걸음을 돌려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평소 목회자를 잘 섬기던 B씨는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갔지만 담임목사를 반대하던 교인들이 꽹과리와 북을 치며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출석했던 C씨는 교회 분쟁으로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채 3개월째 일부 교인들과 함께 교회 마당에서 예배를 드렸다.

요즘 우리 주위에서 갈등과 분쟁을 겪는 교회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교회 분쟁으로 교인 수는 줄고 법적 소송이 이어지면서 결국 분립 수순을 밟는 교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이처럼 교회 분쟁은 교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로 간의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회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지역복음화에도 영향을 끼친다.

항상 사랑을 외치던 교인들이 서로 저주섞인 말로 싸우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가장 큰 원인은 '재정 문제'를 꼽는다. 서울 J교회는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사용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한 후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2년전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발표한 교회 분쟁 상담 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교회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재정 전횡'(20.7%)이라고 언급한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교회 분쟁과 갈등의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회 지도자의 자질 문제'다. 목회사역을 등한시 하고 설교 준비를 게을리하며 특정인을 겨냥한 표적 설교를 하는 등 교회 지도자의 자질 문제가 교회 갈등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목회자의 윤리적인 일탈도 교회 갈등과 분쟁을 유발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목회자들이 독단적인 교회 운영과 성적인 비행 등의 일탈행위가 교회 분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의사결정이 소수에 집중되거나 불투명한 교회 운영과 강압적 위계 질서 등은 교회 분쟁의 잠재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간의 지도력 교체로 갈등과 분쟁을 겪는 교회도 있다. 20년 이상 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은퇴한 전임목사의 입장에서 후임목사를 바라보면 부족하기 마련이다. 일평생 희생하며 교회를 섬겨왔던 전임목사는 후임목사에게 자신과 같은 모습을 찾을 수가 없을 때가 많다. 후임목사의 입장에서도 전임목사가 교회 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결국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간의 지도력 교체 시기에 갈등을 겪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교회 내의 치리권을 행사하는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유형 중의 하나다. 사실 갈등의 원인은 인간관계의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도 스스로 냉대받고 따돌림받고 있다는 상처감에서 출발한다. 2년전 한국교회지도자센터가 주최한 목회자 컨퍼런스에선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의 요인을 '불충분한 의사소통'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단의 폐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회 분쟁에 이단의 침투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 중의 하나다.

김성진 기자



2.#분란극복사례-난곡신일교회

교회 분쟁으로 갈등을 빚었던 서울관악노회 난곡신일교회(이은성 목사 시무)가 지난 4월 15일 창립 50년 회복 감사예배를 드리고 교회 분란 종결과 함께 화합과 통합을 선포했다.

난곡신일교회는 21년 전 분열의 아픔을 겪었다. 전 K 담임목사가 총회 재판에서 면직처리 됐지만 자신을 반대하던 성도들의 교회 출입을 저지하면서 교회 분열이 시작했다. 교회는 K목사가 새롭게 이름을 바꾼 교단에 속하지 않은 신일교회와 교단에 소속된 난곡신일교회, 둘로 갈라지는 분열의 아픔을 겪게 됐다.

결국 예배당을 빼앗겼던 난곡신일교회는 20여 년간 이어진 사회 법정의 건물명도 소송을 진행해 승소했고 지난해 11월 30일 기존 교회 건물에 대한 소유권 변경을 하게 됐다. 이후 교회는 예배당 리모델링을 진행해 4월 1일 입당했다. 또 신일교회에 소속돼 있던 330여 명의 성도를 4주 동안 교육했고, 4개월 가량의 융화 기간을 거쳐 포용하는 마음으로 난곡신일교회 공동체로 받아들이기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교회는 지난 4월 15일 신일교회로부터 새롭게 등록한 성도 중 안수집사 28명과 권사 47명, 총 75명의 항존직에 대해서는 직분 회복을 위한 임직식도 거행하는 감격의 시간도 연출했다.

이은성 목사는 "난곡신일교회가 갈등을 씻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존 성도들은 아픔과 상처 가운데서도 서로를 용서하고, 오신 분들은 순종과 변화된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다"며 "난곡신일교회가 치유와 성장으로 행복을 전하는 바르고 경건한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3.#분란의 소지, 원천적 봉쇄

국가간 문제나 정치적 문제에만 '평화'가 필요한 것일까. 교회 공동체도 갈등과 분쟁 없는 상태인 '평화'와 '안녕'이 절실히 요구되는 요즘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늘어가는 교회 분쟁을 막는 기본 요건으로 교회정관을 갖추고 있을 것을 조언한다. 교회 공동체의 조직, 활동 범위와 기준 등을 합의해 정한 기본규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분쟁이 정관에 명확한 규정만 삽입해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관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공동체 구성원이 다같이 지키기로 약속한 법칙이나 질서의 내용을 구성원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인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해 9월 21일 '교회정관(표준)'을 제정ㆍ공포했다. 지교회에서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 위함이다. 교단이 제정한 '교회정관(표준)'은 교단헌법과 시행규정, 규칙 등을 담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원리를 따르는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교회 자체적으로 헌법 규정에 의거해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타국시민권을 가진 자는 항존직이 될 수 없다…"(제12조 7항). "장로는 … 교회의 신령상 관계를 살피며, 교인들이 교리를 오해하거나 도덕적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교인을 권면하고…"(제13조 2항 1호). "준수의무에 대한 해석의 충돌로 인해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에서 이의가 발생할 때는 교회법이나 사회법에 고소고발하기 전에 상회에 질의하여 그 결과에 따른다"(제24조 2항 7조). "교회의 부동산은 당회가 관리하고, … 동산은 제직회가 관리하고…(제29조 1항).

교회정관(표준)은 제1장 총칙, 제2장 교인, 제3장 교회의 직원, 제4장 치리회, 제5장 회의 및 기관ㆍ단체, 제6장 재산, 제7장 교역자(또는 목회자) 및 행정직원의 대우 등 30개 조항과 함께 제8장 부칙으로 이뤄져 교회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항과 기준을 담고 있다.

기독교화해중재원 원장 박재윤 변호사는 "교회에서 분쟁의 원인 행위자를 가려 권징하는 경우 결과만 놓고 책벌을 가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관여자를 면담하고 대립된 의사를 교환케 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하는 화해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화해를 유도한 후 미진한 부분에 대해 최소한의 책벌을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교회정관을 제정했다면 교회구성원들이 정관의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교육의 과정을 거쳐 교회생활에 불필요한 마찰이나 오해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새신자교육시 '교회의 정체성과 교인의 의무' 등을, 서리집사 교육시 '항존직의 선택', '치리회(당회)의 역할', '공동의회ㆍ제직회의 역할'을 비롯해 '교회재산의 관리' 등을 교육할 수 있다.

교회 분쟁과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교인들간 공감과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깨져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활한 소통의 기본은 '투명성'으로 교회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교회 분쟁의 주된 요인으로 '재정'이 손꼽히니,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재정운영이 필수다.

이런 요구를 반영하듯 최근 교회재정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교회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매년 한 차례 혹은 반기별ㆍ분기별로 보고하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주간마다 교회재정의 입출금내역을 상세하게 교인들에게 공개하는 교회도 생겨나고 있다.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의 결산서는 숫자로 표현한 사역보고서란 인식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교인들은 교회 재정관리가 잘 되는지 참여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으므로 재정내역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권리자'이자 '의무자'"라고 말한다.

의혹이 쌓여 오해를 낳고, 오해 속에 서로를 불신하는 일이 없도록 교회의 재정운영과 의사결정 체계의 투명성 확보로 미연에 분쟁을 예방하는 노력이 교회들마다 필요하다.

이수진 기자



4.#관계회복을 위한 교육 - 말이 통해야 교회가 부흥한다!

한국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교회다움을 잃어가면서다. 정통 교회가 이단 사이비와 다를 게 없고, 영리 추구 기업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된 건 일부 타락한 목회자들과 그에 동조하는 장로들 때문이다. 그들에게 맹종해온 교인들의 책임도 크다.

교회가 너무 깊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 교회가 목사들의 직장이 되었고 기업이 매출 늘리고 이윤 확대하듯이 교인 수를 늘리고 부동산을 늘리는 데 올인하고 있다. 큰 교회가 이웃의 작은 교회들을 삼켜버리기도 한다. 교인이 구원의 대상이 아니라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밀려났다. 교인의 재산, 권력, 심지어 교인들의 성(性)조차 탐하며 왕 노릇하는 패륜 목사들이 언론에 자주 고발되고 있다. 패거리와 진영을 만들어 교권에 도전하거나 교인들을 선동해 정권에 선을 대려는 정치꾼 목사, 교회를 사업에 이용하려는 비즈니스 장로들도 보인다. 거기에다 권력을 안 놓으려 후임자와 밀당하는 은퇴 목사도 있다.

"내가 이러려고 목사가 됐나?" 목사들부터 자성해야 한다. 세속적인 욕망을 내려놓고 낮은 목회자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세상에 자기 이름 널리 알리고 자기 얼굴 환히 빛내는 걸 지양해야 한다. 과연 균형있는 지지와 건전한 비판으로 목회를 바르게 도왔는지 장로들도 성찰해야 한다. 목회자를 하나님과 동일시해온 교인들도 회개해야 한다. 우리 모두 현 사태의 공범자들이다. 부디 하나님 말씀에 자신을 성찰하며 수준 높은 윤리와 도덕성을 회복하고 거룩해지자.

그러자면 소통을 회복해야 한다. 목사는 말하는 사람이고 교인은 듣는 사람이라는 일방적 소통 인식을 고쳐야 한다. 이로 인해 목사는 지시하는 사람이고, 교인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되었다. 목사는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고, 교인은 무엇이든 배워야 하는 사람이라는 수직적 관계도 생겼다. 특히 일부 대형 교회 목회자들의 소통방식과 관계방식은 매우 권위적이고 일방적이고 수직적이다. 이것이 교회 부패와 갈등의 원인이다.

목회자들은 교인들과 달리 작은 동굴 속에서 살아간다. 활동 공간이나 대인관계 폭이 제한적이다. 교인들과도 수직적 소통만 하다 보니 자기 성찰이 어려워진다. 결국 교인들과는 물론이고, 교회 바깥의 이질적인 사람들과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진실된 목소리는 수평적 관계에서만 들린다. 그래야 교인들도 독립적인 비판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교회를 볼 때마다 "저 지경이 되기 전에 내부에서 미리 걸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독립적인 비판적 사고가 어떤 낙관론에 대체돼 집단적으로 눈이 멀어버리면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를 집단사고(Groupthink)라 하는데, 교회는 맹목적인 집단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집단 사고는 집단 사고(事故)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교회 의사결정권자들이 교회 안팎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집단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장로에게 바라는 점을 청년들에게 물어봤다. 세 가지다. 대표기도 짧게 할 것, 보수 성향의 기도 하지 말 것. 싸우지 말 것. 보수 성향의 60대 장로들이 자유롭고 합리적인 신세대와 소통하려면 낡은 사고를 내려놓고 수평적 관계부터 이뤄야 한다. 한국교회가 건강을 회복하려면 목사와 장로의 진정한 성찰과 회개, 목사와 교인 간의 수평적 관계 정립, 소통력 강화가 절실하다. 소통은 갈등을 예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다.

총회훈련원이 목사와 장로의 소통 역량 강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한다. 교회 내 사역자들에게도 소통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말이 통해야 교회가 바르게 부흥한다.



이의용 장로·국민대 교수

생활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