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가

오늘 우리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가

[ 논설위원칼럼 ]

최은숙 기자
2018년 05월 02일(수) 18:06
가톨릭교회의 금서 중 하나인 '복음과 교회'는 신학자 르와지(Alfred Loisy)가 저술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예수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온 것은 교회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르와지의 서적이 왜 가톨릭에서 금서가 되었을까? 르와지의 주장대로 교황 중심의 제도적인 가톨릭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지 못하고 있기에 가톨릭교회에서 그의 서적을 금서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특별히 중세기 이후의 가톨릭교회는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면 개혁의 횃불을 밝히면서 새로운 길로 들어선 개혁교회인 우리 한국교회는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면서 나가고 있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우리 교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금의 문제들을 직시하면서 이 시대의 목사로서 가슴 깊이 밀려오는 통한을 주체할 길이 없다. 목사로서 불의에 눈을 감지 못하고 침묵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습성 때문인지 한국교회의 앞날이 통탄스럽다.

교계의 사방을 돌아보아도 답답한 마음뿐이다. 입술로는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기득권을 앞세운 기존세력의 안일함과 무책임이 한국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앞으로 개혁되지 않은 교단 신학교 학생들은 교수들 먹여 살리기 위해서 허덕여야 하고, 교회 교인들은 목회자 먹여 살리기 위해서 허리띠를 동여매야 하고 자기 교회 건사하기도 힘든 교회들은 복음과 관련도 없는 인간 친목을 위한 각종 단체들의 지원 청원에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심지어 건전한 선교 단체들까지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선교회 대표자들의 봉급과 판공비로 상당한 액수가 지출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고 있는 의로운 모습인가 생각하게 된다.

교단 신학교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교단 지도자들의 청렴한 도덕성, 각종 선거의 투명성, 은퇴한 지도자들의 내려놓음과 교단에 빌붙어 기생하는 인간중심의 각종 단체들이 정리되지 않고는 개혁의 길은 요원하다. 한국교회는 더 늦기 전에 예수님의 선포대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면서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 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내 십자가를 점검하고 다시 져야한다. 한국교회의 목사들만이라도 처음 선지동산인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감격을 회복하여 눈물과 무릎으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필자가 우리교회에 부임했을 때는 원로인 박맹술 목사가 계셨다. 우리 교단 총회장과 한기총 초대 대표회장을 역임했고 우리 교회에서는 40여년 목회를 하셨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원로목사께서 고별설교를 하셨다. 암으로 투병중이기에 강단에 서 있기도 힘들어 응접세트를 놓고 소파에 앉아서 고별설교를 했다. 고인이 된 원로목사께서는 고별설교에서 하나님 나라를 체험한 간증을 하셨다. 암투병 중의 천국체험은 모든 교인들을 놀라게 했다. 40년을 목회하시고, 총회장을 지내신 어른이 천국에서 거할 상급의 거처가 '개집만도 못한 판자 집'이라 하셨다. 40년을 복음을 위해서 일하신 목사님이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주님께 하소연을 했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받을 영광 네가 다 받고 내가 받을 대접 네가 다 받고 너는 나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이 질문을 받은 우리 원로목사께서는 별세하시기 전에 은퇴 때에 교회에서 마련해 드린 사택을 비롯한 전 재산을 하나님께 다 봉헌하고 하셨다. 원로목사의 마지막 고별 설교 후, 교회는 새로운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게 되었고 후임인 필자의 목회는 탄탄대로가 되었다. 오늘 우리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고 있는가?



박희종 목사

대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