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직

사조직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2018년 05월 02일(수) 18:02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석하게 한 사건이 있다. 일명 '드루킹 사건'이다. 인터넷 상에서 자동으로 댓글을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기사 등에 댓글을 달아 왔다는 것이다. 일종의 댓글 조작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이 어수선하다. 여당은 여당 대로 야당은 야당 대로 이 사건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새로운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 이 문제가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는 수사기관에서 잘 판단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런 일로 우리 사회가 퇴보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드루킹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확인하게 된다. 바로 '사조직'이다. 어느 사회든지 그 구조에 맞는 조직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도 다를바 아니다. 간혹 정치권에서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조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사조직이 표면화되어서 드러 내놓고 활동하는 경우는 흔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드루킹 사건에서 확인된 내용은 정치권 주변에는 늘 크고 작은 사조직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정치권과 근접하면서 지향하고 있는 목적 성취를 위해 활동한다. 이번 드루킹 사건의 경우도 자신들이 설정하고 있는 경제적인 이슈를 가지고 정치권에 접근했다.

이번 사건은 관계자에 따라 여러가지고 분석하고, 그 결과가 어떠한 파장을 가져 올지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사조직은 선의의 목적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드루킹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선의의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법이나 결과가 선한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암적인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드루킹 사건의 실체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라는 경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겉으로 보기에 선한 뜻을 가진 건전한 모임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공개되면서 이해 못할 내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보면서 기독교계의 현실이 오버랩된다. 한국교회에도 이런 저런 조직이 있다. 대부분 '선교'를 위한 조직이며, 때로는 친목을 위한 모임도 있다. 경우에 따라 결집력이 강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직 구조가 느슨하기도 하다. 문제는 이들이 집단화되면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철이면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 진다.

이미 선거 경험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50명 정도가 선거판을 흐려놓고 있다는 것이며, 이들은 개별적으로 몇몇 조직에 참여하고 있고 그 힘을 내세워 후보자들을 괴롭힌다고 고발한다. 이러한 형태는 드루킹 사건과 유사하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표가 있는데 …." 결과는 금품을 요구하는 일이다. 때로는 임원조각에 개입하기도 한다.

기독교계에서 보기에 이번 드루킹 사건이 낯설지 않은 것은 이미 사조직을 이용한 정치(선거) 활동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사회, 교계에서 뿌리를 뽑아야 할 것들이 오늘의 시점에서 적지 않다. 그래서 개신교는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하는 것인가.

박만서 mspark@pck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