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자활 돕는 누룽지와 쿠키 어때요?

저소득층 자활 돕는 누룽지와 쿠키 어때요?

[ 교회의벽너머 ] <5>-대전대덕구지역자활센터

이경남 기자
2018년 05월 02일(수) 16:26
토탈리빙사업에 참여해 일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 고혜신 목사가 작업장을 들러 사람들과 인사하며 격려하고 있다.
저소득 계층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꼬솜누룽지 주문은 042-628-9718로 주문하면 된다. 한박스에 1만원이며, 5만원 이상주문 시 무료배송된다.
돈, 건강, 희망까지 잃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오랫동안 실직 상태에 있거나, 극히 불안정한 생계수단을 가진 취약계층 및 저소득층에게 기술전수 및 교육을 통해 취업 또는 창업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립을 돕는 곳이 자활센터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전노회 유지재단은 200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대전대덕구지역 자활센터를 수탁 운영하며 저소득 가정 및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2002년부터 이곳 센터장으로 섬겨온 고혜신 목사는 "자활센터까지 오게 된 분들은 지역의 저소득층으로 우울증, 자살충동, 질병으로 인한 고통, 파산 등 각각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다"며, "구청에서 심사과정을 거쳐 저소득층 사람들을 센터로 보내면, 이들과 심층 상담을 통해 삶의 어려움, 고민 등을 나누고 관심 분야를 파악해 직업을 갖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고, 살아갈 희망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덕구자활센터는 꼬솜누룽지, 또또쿠키, 희망카페, 청소업체 '디딤돌', 일회용품을 제작하는 '토탈리빙' 등의 사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장애인활동보조, 노인돌봄사업, 가사간병도우미 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들은 5년간 정부 및 자활센터의 지원을 받고이후 사업체로 자립하게 된다. 이미 집수리업체, 천연염색사업체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 창업자립을 이루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고혜신 목사는 "5년의 지원 기간이 끝나면 독립 사업체가 되고, 또 다른 취약계층이 센터로 투입되어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역의 시장경제와 자활센터 사람들의 관심을 고려해 취약계층을 위한 창업 아이템을 끊임없이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센터장 고혜신 목사.
여성 자립 돕는 '꼬솜누룽지'

대전대덕구자활센터에서 지원 운영하고 있는 꼬솜누룽지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질 좋은 쌀로 밥을 지어 수작업으로 일일이 누룽지를 구워 판매하고 있다. 꼬솜누룽지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금세 간편한 식사 대용이 될 뿐만 아니라 얇고 바삭해 과자처럼 씹어 먹기도 편리해 간식용,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는 10명의 취약계층 및 저소득층 여성들이 고용되어 꼬솜누룽지 사업체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고혜신 목사는 지인을 총동원해 누룽지 택배판매에 매진하고 있다. "늘 꼬솜누룽지를 갖고 다니며 홍보와 판매에 힘쓴다. 꼬솜누룽지 매출이 안정적으로 올라가면 현재 고용된 10명 보다 더 많은 저소득층 여성들이 고용될 수 있다. 꼬솜누룽지 소비가 곧 어려운 처지에 놓인 여성들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희망을 주는 '또또쿠키'

꼬솜누룽지 가게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또또쿠키 가게가 있다. 이곳에는 3명의 여성들이 지역 카페 등에서 주문받은 마들렌과 쿠키를 구워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작은 제과제빵이었지만, 유통기한이 짧은 빵제조는 판매에 어려움이 있어 현재는 제과작업만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과 기술을 익히며 판매를 담당하는 한 여성은 "예전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많이 달지 않고 맛있는 과자를 구울 수 있어 행복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오가며 또또쿠키를 사먹는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웃었다.

현재 대전대덕구지역자활센터에는 자활분야에 90여 명의 취약계층, 사회서비스분야에 150여 명 등 총 250여 명이 일하며 삶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고혜신 목사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온 사람들이 죽음 대신 삶으로, 절망 대신 희망으로, 내일이 없는 삶에서 내일이 있는 삶을 살게 된 것을 볼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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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덕구지역자활센터 센터장 고혜신 목사 인터뷰

199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역사적인 선포를 하게 된다. 감리교에 이어 두번째로 여성안수를 허락하고, 여성도 당당히 목회자로 교회사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22년이 흐른 현실에서 목회현장은 여전히 여성에게는 극히 높은 장벽이다.

1996년 본교단 최초의 여성 목회자 안수를 받은 고혜신 목사는 남성 목회자와 같은 목회자지만 사역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분야는 극히 재한적이었다. 고혜신 목사는 일신기독병원 원목, 안식의집 사무국장 등을 거쳐 더 낮은 곳에서 섬길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교회를 넘어 사회복지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고 목사는 독일의 빈민지역사회선교프로그램 연수기회를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자활센터까지 오게 된 사람들은 시장경제에서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약자 중의 약자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자, 눌린 자, 억울한 자와 함께 더불어 사신 것처럼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원합니다."

교단 1호 여성목회자인 고혜신 목사는 20여 년 전 다짐과 같이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는 목회자로서, 당당한 자립을 꿈꾸는 이들의 엄마이자, 든든한 언덕이 되어 주고 있다.

대전대덕구지역자활센터는 2007년, 2012년, 2016년, 2017년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꾸준히 상위 25%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경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