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老 부부와의 만남

어느 老 부부와의 만남

[ 4인4색칼럼 ]

정인철 장로
2018년 04월 18일(수) 13:15

어젯밤 벌교의 한 교회에서 피아노 조율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피아노 조율을 위해 교회를 찾아 가면서, 전에 그곳에서 필자를 정중히 맞아주셨던 목사님 부부가 생각났다. 

수리할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직접 가야하는 조율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만큼 좋은 사람들과의 감사한 만남이 많다. 그 목사님 부부도 피아노 조율을 위해 만난 분들이었다. 처음 그 교회에 갔던 것이 30여 년 전이니, 두 분과의 인연도 벌써 그만큼이나 된 것이다. 

벌교에서 목회를 하는 두 분은 교회와 노인복지관을 동시에 섬기고 있다. 
복지관 어르신들이 노년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도록 정성을 다하면서 명절이면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음식을 해드리고, 김장철에는 김치를 직접 담가드리는 일 또한 마다하지 않는, 늘 주변의 이웃들에게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분들이다. 
필자는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그분들이 걸어온 길을 직접 보면서, 삶으로 도전을 받기도, 감사하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믿음으로 살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기도와 다짐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러나 어떤 인간적인 고민이나 물음이 생길 때마다, 주님의 제자 된 삶을 조용히 걸어가는 두 분의 삶은 그 자체로도 자연스레 해답이 되곤 한다. 

두 분처럼 하나님이 주신 선물 같은 분들을 만나며, 나도 일을 할 때 몇 가지 규칙을 정해 실천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피아노 조율을 하러 가서 사례비를 지불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교회를 만나게 될 경우 사례를 받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더라도 그 돈으로 헌금을 하고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필자에게는 하나님과 무언의 약속인 셈이다. 

오늘도 일을 시작하기 전 먼저 기도를 드렸다.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특히 교회 조율을 할 때면 늘 정성을 다한다. 예배의 도구로 사용되는 피아노를 수리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정인철 장로
순천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