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평등, 여성들은 아직도 '캄캄'

교회 성평등, 여성들은 아직도 '캄캄'

[ 기획 ] 교회 내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보조적 역할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4월 18일(수) 10:34

교회 내 성 불평등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오래된 문제라고 해서 그 해결이 시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여성들이 '미투 운동(#ME TOO)'을 통해서 그동안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에 억눌려 왔던 여성의 주체성을 용기 있게 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는 이제 전통적인 남성 위주의 구조를 과감히 변화시켜야 하는 전환기적 시점을 맞이 하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는 여성 교육을 통해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오래된 인습을 깨며 여성인권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개혁의 장소였다. 그러나 이내 한국의 오랜 구습인 가부장적 문화와 결합되면서 교회도 남성들에 위한, 남성들의 공간이 되어 버렸다.

여성들에게 배타적이었던 교회는 오랜 기간 여성 목회자 및 장로들을 세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감리교가 1955년 선도적으로 여성 안수를 법제화한 이후 1974년 기장, 1995년 예장 통합, 2003년 예성, 2005년 기성, 2011년 예장 대신 교단이 여성 안수를 허락했을 정도로 최근까지 교회는 여성들에게 극도로 배타적이었다. 단일교단으로는 성도수가 가장 많은 예장 합동을 비롯한 예장 고신, 합신 등은 여전히 여성안수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목회현장은 어떤한가? 지난해 예장 총회에서 보고된 통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교인수는 273만990명이며, 이중 남성이 116만3천202명, 여성이 156만7천69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50만 명 가량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여성들을 대하는 현실은 아직도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을 모면할 수 없다.

특히 여성 목회자들은 남성 목회자들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 지난 2013년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에서 실시한 여교역자 실태 조사에 의하면, 여교역자들은 여전히 성차별적인 목회 현장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성차별 유형으로 주로 사례비와 처우 문제, 업무 배정 등에서의 성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신대원을 졸업하고, 같은 시기에 부목사 청빙을 받았음에도 여성 목회자가 남성 목회자보다 사례비를 적게 받는 경우가 허다하고, 여성의 경우 사택 제공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업무 배정에서도 남성에 비해 사역이나 설교의 기회가 적다. 교구 담당 보다는 교육 부서나 새가족부, 상담, 문화, 돌봄 사역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는 각 분야에서 여성 지도자들을 배출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인식도 개방적인데 반해 교회는 여전히 전통적인 성 역할을 목회자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과거 5년치 자료를 살펴보면 여성 목회자의 수는 98회기 총회에서 1355명에서 1477명(99회기), 1645명(100회기), 1846명(101회기)에 이르더니 102회 총회에서는 2032명으로 2000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위임목사의 수를 보면 98회기 총회 22명에서 23명(99회기), 27명(100회기), 31명(101회기), 102회기에는 33명으로 별다른 변동이 없다. 여성목회자가 담임목회자로 청빙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무장로의 경우 98회기 678명에서 697명(99회기), 701명(100회기), 830명(101회기), 889명(102회기) 등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102회기 현재 남성시무장로 1만7천835명과 비교해볼 때 확연하게 적은 숫자다. 여성 장로의 증가 추이도 그리 유의미한 상승폭을 만들지 못하고 수 년째 더딘 양상을 띠고 있다. 여성장로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노회마다 여성총대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다시 여성이 교단의 중요한 결정에 배제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여성장로들의 증가가 더딘 이유에 대해 교회 내 여성운동가들은 △봉사에만 중점을 두고 지도력을 키우지 않은 교회 시스템 △여장로 피택에 대한 선배 장로들의 부정적 혹은 소극적 입장 △부부장로 기피 △'여자의 적은 여자'(서로 존중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관계) 등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교회내 성평등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NCCK의 양성평등 자료집(집필자:임희숙 목사)에 따르면 교회 내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성역할 고정관념 버리기 △목사의 양성평등 설교 △교회의 성 인지적 정책 △양성평등적 언어의 사용 △신학교 내의 양성평등 교육과정 수립 △총회 차원의 여성목회 개발 및 지원시스템 마련 △부부 목회의 인정과 개발 등을 제안하며, 한국교회 전체가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대안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