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픔 간직한 안산, 마을에서 희망찾기

세월호 아픔 간직한 안산, 마을에서 희망찾기

[ 아름다운세상 ]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지역 섬기는 하나된 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4월 16일(월) 19:11

4년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4월 16일이 되면 경기도 '안산'은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이했지만, 깊고 큰 상처는 사람들의 어깨마저 축 처지게 할 정도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 또한 결코 아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국민은 추모의 마음을 전하며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나누고 있다.

안산 지역 교회도 그동안 이 같은 아픔을 제 일처럼 여기며 힘든 고통에 동참했다. 더불어 상처 입은 마을을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할지 고민하고 기도했다. 기도의 응답일까. 회복할 마을 공동체를 꿈꾸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가 되고자 지역 목회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마을을 사랑하고 이웃을 돌보는 교회의 의무이자, 책임의 결과로 평가된다. 그들은 이 일이 어느 특정한 한 교회만의 몫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마을에 속한 모든 교회가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로 인식했다. 결국 안산에 있는 작은 교회들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함께 밀린 숙제 해결에 나섰다.

그렇게 출발한 고민의 장이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이다.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대표:박홍래)는 2015년 출범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예장 합동, 고신, 합신, 대신, 기감, 기성, 예성, 침례, 기하성 등 10개 교단 20개 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개 교회주의를 탈피하고 지역 에큐메니즘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상생에 목표를 뒀다.

마을을 위해 협력을 약속한 교회는 '마을목회는 복음의 새로운 표현 방식이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개 교회의 이름과 모습은 감추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지역을 섬기는 하나된 교회 공동체를 강조했다.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대표 박홍래 목사(밀알침례교회)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중심이 돼 거점 역할을 하는 교회가 많아지는 추세이지만, 마을 안에서 활동하는 교회와 목회자 간의 교류가 전혀 없던 상태였다"며, "마을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목회자들이 관계를 맺고, 섬김 사역을 선행한 동역자들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며 하나 된 교회의 역할을 논의하고 실천했다"고 소개했다.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는 목회자들의 리더십을 규합했다. 마을 내의 필요를 파악해 섬김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했다. 특별히 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유관기관과 교류를 강화하며 각각의 역할을 분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교회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회로 주민과 정서적 연대를 강화하고, 지역과 소통하는 새로운 '마을의 플랫폼'이 되고자 방향을 설정한다.

예장 대신 변요수 목사(참다운교회)는 "마을목회는 교회가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다. 교회가 마을 문제에 관심 갖지 않으면 관계도 지속할 수 없다"며,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처럼 마을 교회들이 연합해 마을을 사랑하고, 마을 섬기는 아름다운 일들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들은 마을을 배워야 했다. 정부의 정책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명확한 행정력도 필요했다. 목회자들은 △안산 마을목회 네트워크 세미나 △마을만들기 현장 탐방 △마을 위한 공모사업 및 신청방안 △지역사회 조사 방법론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마을을 걷기 시작했다. 마을 주변을 돌아보며 주민을 만나고, 식사 교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을과 대화했다.

예성 총회 임병호 목사(희망을주는교회)는 "과거 우리 교회도 마을 안에서 섬김의 역할을 감당해왔지만,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지역 사회와 전혀 소통이 안 됐다"며,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를 통해 교회와 연합하고 마을과 소통하면서 마을의 필요를 파악하게 됐고, 마을을 섬길 다양한 도전과 정보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네트워크는 좀 더 구체적인 사역들을 모색했다. 2018년 올해는 마을만들기를 위한 교회 마을활동가 대상 세미나와 종교단체 마을 만들기 백서 발간, 마을만들기 현장탐방, 안산지역 중고등학교 자살예방 교육 등의 프로그램까지 기획 중이다. 특별히 올해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8개 교회가 진행 중인 △핫식스 △도시락 △겨자씨커뮤니티 △더행복한스테이지 등의 프로그램이 경기도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선정한 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다양하고 폭넓은 사역을 펼치게 됐다.

예장 합동 총회 손병세 목사(더행복한교회)는 "교회는 THE 행복한 STAGE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했다"며, "오는 5월 5일에는 안산 10개 학교 밴드가 참여하는 '밴드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으로 교육청과 연결이 돼 안산시교육장 상장도 수여하고, 주침자치위원회, 상가번영위원회 등에서도 후원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마을 안에서 목회자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네트워크 예장 합신 총회 김병관 목사(꿈꾸는교회)는 '마을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이다. 네트워크 관계자들은 "김 목사가 마을 선거에 나오면 가장 높은 득표수로 당선될 분"이라며, 마을 안에서 인기가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휴대폰에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 연락처만 400개가 저장돼 있을 정도로 마을 아이들을 사랑하는 김 목사의 노력이 마을에서 빛나고 있다.

박홍래 목사는 "과거 주민 대부분은 교회의 존립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안산마을목회 네트워크의 사역 후 마을은 교회가 마을에 꼭 필요한 곳, 마을과 함께해야 할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젠 교회가 안산 마을의 플랫폼, 허브가 됐다"고 전했다.

예장 총회 부천노회 권일 목사(아름다운성빛교회)는 "마을 안에는 주차 문제, 쓰레기 해결 등 여전히 풀어야 할 다양한 문제와 고민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교회 자신만의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마을의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네트워크에서 배우고 익힌 경험과 정보가 타 지역의 마을에서도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을목회는 내가 속한 교회만의 과제가 아니다. 마을에 있는 모든 교회가 고민해야 할 공동의 선교이다. 우리 동네에 속한 모든 교회가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처럼 다시 한번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아름답게 연합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