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제발 그 길은 가지 마라

아들아, 제발 그 길은 가지 마라

[ 땅끝에서온편지 ] <完> 어머님의 편지

김봉춘 목사
2018년 04월 10일(화) 17:20

문득 한국기독공보 연재의 마지막 순서를 생각하다가 어머님의 보내 온 편지가 생각났다. "아들아 제발 목사나 선교사가 되려 하지 말라"고 하시던 어머니. 자식이 고생하는 길을 가지 않도록 하는 조바심에서 보낸 편지인데 25년이 지난 지금은 선교사로 사는 아들을 위해 늘 기도하고 응원하신다.

"내가 없으면 누가 널 위해 기도하느냐? 나라도 선교사 아들을 위해 기도 하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오래 살아야겠다"고 늘 말씀하신다. 매 번 만날 때 마다 "한국은 언제 와서 살거냐?"고 물으시면 "한 2~3년…."하면 어머님은 "그래 내 힘내서 서이 해야 살아 낼 수 있다"고 하신다.

벌써 그 말은 여러차례 거짓말이 되었다. 올해 96세이신 어머님은 또 물으셨다. "어머님, 이제 4~5년 후면 와서 살께요" 어머님은 100세까지 살 자신이 없으신가 보다. 약한 모습을 안 보이려고 애써 태연하려 하시지만 늘 외로운 모습이 애절하다. 방송출연료를 모두 아들의 가방에 넣으면서 "내가 죽었다는 소식 들으면 이 돈으로 비행기 표 사서 와라" 하신다. 선교사가 뭔지…..오래 전에 어머님의 보낸 편지를 읽으며 썼던 시를 이번 연재의 마지막으로 올린다.

어머님의 편지
전에 우리 어머님은
늘 이런 말씀을 해 오셨다.
아들아 제발 목사랑 되지 마라.
넌 선생이나 공무원이 되라
그래도 선교사로의 나의 진행은 계속되 었다.
어머니 몰래 국제협력단 volunteer로
몽골에 갔고
어머니 몰래 신대원을 입학
다시 몰래 전도사가 되었다.
어머니는 내가 서울에서 큰 직장을 다니 는 줄 알았다.
어느 날, 나는 서울의 큰 부흥회에 어머 님을 초청했다.
그리고 기도하고 기도하며
어머님께 믿음을 달라고 기도했다.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어머니는 교인이 되고 말았다.
집안에는 사건이 되었다. 난리가 났다.
모든 자식들이
안된다고 안된다고
제삿날 명절날
온 친척에게 왕따 당한다고
기를 쓰고 달려들며 말렸다.
그러나 어머님은
묵묵히 잠잠히
막내 아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세례도 받고
성경도 1독, 2독, 3독, 4독에
지금은 레위기를 읽으시며 찬송을 외우 고 계신다.

이번에 다 읽기 전에 죽으면 안되는데
하나님 말씀
열 번은 읽고 죽어야 하는데
늦게 믿은 믿음 하나님께 죄송해서
주님 위해 뭔가 해야 하는데
그러던 어머님
몽골에 오셨다.
아들 선교지를 다 둘러 보셨다.
그리고 밤새 감격하여 우시며 기뻐하셨 다.
내 아들이
이런 일 하려고 그랬구나
내 아들이
이런 일 하려고 그랬구나
고향 제주에 있는 교회보다
더 교인이 많고
더 순수하고 더 착한데
어떻게 이런 일을 했냐며
어떻게 저 사람들에게 전도했냐며
어머님은 날마다 날마다
감사했다.
선교지 마을을 휙 둘러 보시더니
김 박쉬 어머님이 왔다고
손 좀 잡아 보자는 주민들을 보시며
한 손은 주민들을
한 손은 눈물을 닦으셨다.
한국으로 돌아가시던 날
공항에서 어머님은
당부 하셨다.
아들아, 이제 한국에
날 보러 오지 않아도 된다.
이제 너의 삶을 이해하겠다.
하나님이 늘 너를 지키시고 도우실 거 다.
그리고
내가 죽어도 우지랑 마라
천국에서 기다리마
아! 어머니
고맙습니다.
좋은 선교사 되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우리 어머니
당신은 최고입니다.

김봉춘 목사
총회 파송 몽골선교사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몽골연합신학교
(UB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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