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조화이루며 영적 안식처 역할

지역과 함께 조화이루며 영적 안식처 역할

[ 우리교회 ] 서울북노회 봉화현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2월 26일(월) 19:14
   
 

서울 노원구 공릉3동에 위치한 서울북노회 봉화현교회(호병기 목사 시무)는 개인주택이 많은 골목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그 골목에 들어서지 않으면 교회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이웃한 주택이나 상업시설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좁은 마당임에도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심겨져 있어 교회쪽으로 한 발만 들어서도 평안함을 느끼게 한다. 교회 1층에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왠만한 규모의 교회들이면 대부분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특별할 것은 없지만 봉화현교회의 카페는 1991년도부터 일찌감치 시작되어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구실을 오랫동안 감당해왔다. 

봉화현교회는 1982년 영세교회로부터 분립형식의 창립예배로 시작됐고, 지금의

담임 호병기 목사가 1988년 부임했으며, 상가건물에서 1991년 교회를 건축해 입당하면서 카페를 같이 오픈했다. 

당시 공릉동은 이웃한 상계, 중계, 하계동보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거주했으며, 지역시설도 마땅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도로도 2차선에 불과했고, 그나마다 도로 옆은 흙바닥이었다. 인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부터 내려오는 개천도 복개하지 않아 차로도 도보로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이었다. 물론 인근에는 건전하게 차 한잔 할만한 공간이 없었다. 한 두곳 있는 다방에서는 성인 남성들이 담배를 너무 피워대 여성들이나 청소년들이 갈만한 공간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지역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던 호 목사는 교회 건축시 1층에 카페 설치를 추진해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릉동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지난 8일 오후에도 교인들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모여 연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교회가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교회의 고민은 지역에 교회를 홍보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건축 당시 일부 교인들은 첨탑을 높게 올려 멀리서도 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호 목사와 대부분 교인들은 지역의 미관을 깨는 일을 하지 말자며 이웃집들과 어깨동무 하듯 높이를 엇비슷하게 맞췄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모임 공간을 위해 지어진 카페는 교회를 홍보하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지역주민들은 카페인줄 알고 찾았다가 교회인 줄 알게 되는 이들이 많았고, 깨끗하고 건전한 공간과 교인들의 친근한 접대로 교회가 지역주민들의 일상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교회는 빠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30년 전 호 목사의 부임 당시 성인 교인 70여 명 예배를 드리던 교회는 이제 400여 교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됐다.

봉화현교회의 특징은 영아부부터 시작해 장년부까지 연령별 분포가 고른 것이 특징이다. 최근들어 중고등부와 청년들이 줄어드는 일반적인 교회의 통계와는 달리 봉화현교회는 지금도 연령별 구성비가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것은 교회 사역의 초점이나 관심이 어느 한 연령층에 쏠리지 않고 고루 잘 분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선교에도 관심을 갖고 국내 15개 교회 및 단체, 해외 7곳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불가리아 이창균 선교사와는 이 선교사가 카자흐스탄으로 선교를 갈 때 파송교회로서 무슬림 지역 선교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역의 복지관을 통해 차상위계층 6가정을 돕고 있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어려운 이들을 섬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봉화현교회는 3년 단위로 '자람', '사귐', '전도'라는 주제를 돌아가며 설정하고 있다. 올해는 '자람'의 해로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복음의 기초를 더 정확하게 다지기 위해 순회선교단과 협력해 매주 월요일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생터성경사역원과 협력해 성경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모임을 화요일 저녁 7시에 진행하고 있고, 매일 주중 오전 10시부터는 자율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모임도 진행되고 있다.

빠르지 않지만 느리지도 않게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신앙생활을 해오던 봉화현교회였지만 최근에는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호병기 목사가 '복음이 실제가 되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면서 교회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는 것.

이 메시지는 평범하게 신앙생활을 해온 이들에게는 다소 도전적이고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기 때문에 교인들 중에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호 목사는 "신앙생활을 대충 술렁술렁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전심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믿음"이라며 "대충 살아도 천국간다는 생각으로 어설픈 거짓 위로에 속지말고, 순간순간 주님으로 사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 목사는 "강력하게 본질을 얘기하니 어떤 성도들에게는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성도들의 생각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우리도 성화 되는 과정 속에 있는 사람들인만큼 더 성장해야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복음이 실제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적인 삶 강조하는 호병기 목사

"주님이 죽고 다시 사신 것은 내 안에 들어와 살려고 하신 거예요. 주님은 우리를 천국 보내시려고 오신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안에서 살려고 오신 것입니다. 주님 모시고 사는 것이 생명을 모시고 사는 것이예요."

봉화현교회 담임 호병기 목사는 7~8년전부터 교인들에게 '복음이 실제가 되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호 목사는 "제가 이전부터 갈라디아서 2장 10절을 설교하기도 했지만 사실 현실에서 내가 죽고 그리스도로 사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그러나 8년 전 신앙생활은 대충 대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깨달음은 미국 시카고의 한 선교단체의 사람들을 만나며 더욱 깊어졌고, 국내에서 순회선교단(단장:김용의)의 헌신된 이들을 만나면서 더욱더 확고해졌다. 

"라오디게아교회에게 주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고 있다. 너희가 나를 영접했다고 하는데 나는 영접받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어요. 믿지 않는 자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믿는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이시거든요. 우리 믿는 사람들은 내가 진정 예수님을 내 마음에 모시고 있나 점검해봐야 합니다."

올해 65세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목회자가 교인들의 구미에 맞는 설교를 하다가 무난하게 목회를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호 목사는 그럴 생각이 없다. 한 사람의 교인이라도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게 해서 진짜 신앙을 갖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교인들 중에도 예전 메시지가 좋았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사실 많아요. 사실 교인들이 가장 많았을 때보다 요즘은 100명 정도 감소했거든요. 그렇다고 하나님이 주시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의도하는데로 마음이 정리되고 있는 분들도 하나 둘씩 생겨납니다. 우리는 여전히 변화의 과정 중에 있습니다."

나이 먹은 독수리가 살아남기 위해 절벽 바위에 자신의 부리를 깨고, 발톱을 뽑고 낡은 깃털까지 뽑아낸 후 새 몸으로 살아가는 것 같이 은퇴를 5년여 앞둔 호 목사와 '환골탈태'의 노력을 하는 봉화현교회의 성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