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더불어 숲이 되는 '상생의 소명' 이룬다

마을과 더불어 숲이 되는 '상생의 소명' 이룬다

[ 우리교회 ] 경기노회 벧엘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2월 26일(월) 18:11

복음 안에서 마을만들기 진행, 학습공간 벼룩시장 봉사단 등 구분해 진행

교회 모든 장소 마을주민 문화강습 위해 전면 개방, 지역 사회와의 소통에 힘써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8800여 개 교회 중 3278개(36.5%) 교회가 자생력이 없는 자립대상교회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개척교회와 자립대상교회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국교회의 상황 속에서 목회자에게 있어 개척의 길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자, 사명이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올바른 개척 모델을 제시하는 교회가 있어 동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마을과 더불어 상생하며 '마을만들기'에 집중하는 경기노회 벧엘교회(임병훈 목사 시무)가 그곳이다.

벧엘교회는 2011년 오산시 청호동 도로변에 있는 작은 상가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이후 마을을 섬기고 지역 주민과 호흡하면서 교회 밖으로는 작은 사랑을 나누게 됐다. 소망교회와 송탄신흥교회의 기도와 사랑에 힘입어 내년엔 교회 자립까지 계획 중이다.

교회는 '마을'이라는 숲을 이루기 위해 유기적 공동체의 소명을 소중히 여긴다. 이를 위해선 작은 교회, 생명공동체만의 특징과 여건을 십분 활용했다. 교회의 표어도 '더불어 숲이 되는 교회'로 정했고, '마을과 함께 마을사랑'이라는 특별한 문구까지 전도지에 새겼다.

목회자 가족 4명으로 시작해 출석 성도 50여 명으로 늘어난 교회 구성원은 자연스레 마을공동체의 일원임에 자긍심을 느끼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구슬땀을 흘렸다. 지역의 다음 세대와 어르신들 또한 묵묵히 자신들을 섬기는 교회의 헌신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왔다.

그 결과 벧엘교회의 '마을만들기'는 마을과 주민에게 큰 희망의 메세지로 전달됐다. 교회뿐만 아니라 마을 안에서도 생생한 활기가 차고 넘치는 동력이 됐다.

임병훈 목사는 "개척 후 단 한 번도 교회를 마을과 분리된 곳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교회는 마을공동체와 유기적 관계로 인식했고, 더불어 숲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개척 후 특별한 전도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교회 구성원은 마을과 더불어 행복하고 즐거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교회는 성장에 대한 조급함을 내려놓았다. 자칫 개척교회가 빠른 자립을 위해 외형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것이 교회의 진정한 방향과 모델인 것처럼 간주하는 '교회를 위한 교회'의 현상에서 탈피했다. 교회의 본질인 생명공동체의 시선으로 신앙공동체를 형성했고, 마을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는 '살림 목회'의 가치도 담아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교회 △가정을 살리는 교회 △이웃을 살리는 교회라는 구체적인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마을 주민들의 영혼을 사랑하고, 창조세계의 보존을 위한 환경운동에도 앞장섰다. 또 가정 위기의 시대에 성도와 마을 주민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도 주력했다.

임병훈 목사는 "벧엘교회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의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그 결과 교회 안에서 나온 또 다른 표어가 '한 손에는 복음 들고, 한 손에는 사랑을 들고 마을로 가자!'였다"고 전했다.

벧엘교회의 마을만들기는 복음 안에서 폭넓게 진행 중이다. 크게는 △우리마을학습공간 △우리마을벼룩시장 △우리마을봉사단 등의 사역으로 구분된다. 먼저 교회는 개척 초창기 어르신들과 함께했던 노래교실을 시작으로 부설기관인 청호지역아동센터와 청호문화센터 등을 우리마을학습공간으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선 교회의 모든 장소도 전면 개방했다. 지역 공공기관의 협력으로 어린이, 노인 등 모든 주민이 편안하게 문화강습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개척교회의 시설과 협소한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공공기관과 소통한 작은 개척교회의 특별한 시도를 마을 주민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벧엘교회는 오산시 청호동 동네 아이들의 큰 놀이터가 됐다. 어르신들에게는 쉼터이다. 학원에 가지 못한 어린이, 맞벌이 부부 자녀, 경로당 보단 교회를 찾는 노인들로 인산인해이다. 휴대폰만 쳐다보는 중ㆍ고등학생들을 위해선 예배당 한편에 당구대도 설치하는 변신을 과감히 진행 중이다. 예배당 강단에는 학생들의 악기 연습에 사용될 기타 20여 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 연주실을 방불케 할 정도다.

임병훈 목사는 "교회가 전도에만 매달리지 않고, 지역 사회와 소통하다 보면 지역 사회를 위해 할 일이 참 많다"며, "개척교회, 자립대상교회이든 모든 교회는 규모와 상관없이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회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마을 벼룩시장을 개최한다. 마을과 함께 하는 공동체 사역의 일환이다. 벼룩시장에는 초등학교 학부모회,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오산지역 아동센터 연합회 등이 참여했다. 지난 11월에는 아동센터후원바자회를 열어서 지역 사회와 사랑 나눔을 위한 마음도 공유했다. 마을과 마음이 통하니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셈이다. 이외에도 교회는 지역의 사회적 기업, 상인들과 '마을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소독봉사 등의 다양한 섬김을 실천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도 얻어냈다.

또 교회는 1년에 두 차례 창립감사주일과 체육대회를 연계한 '마을 초청잔치'를 진행한다. 이 같은 사역에 협력한 성도들을 위해선 봄 가을 신앙강좌 '삶이 있는 성경 읽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한다.

임병훈 목사는 "벧엘교회가 마을을 섬기는 것은 전도의 방식이 아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선한 방식이다"라며, "성도들이 행복하고,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교회, 교회에 오면 즐겁고, 교회가 부담되지 않는 마을의 편안한 교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동네 놀이터 '벧엘교회'
"벧엘교회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좋은 놀이터예요"

오산시 청호동 어린이들에게 벧엘교회는 동네 놀이터로 통한다.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 특성상, 맞벌이 부부 자녀, 학원에 가진 못한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동네 놀이터가 됐다. 교회 앞마당 부터 예배당까지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은 임병훈 목사를 놀이터를 관리하고 자신들을 보살펴줄 친근한 천사로 여긴다.

놀이터 1층에는 예배당과 우리동네 학습공간, 2층에는 아동센터와 임병훈 목사가 생활하는 사택이 들어서 있다. 월세 390만원을 부담하며 마련한 공간이지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터전이자 보금자리 역할까지 감당한 셈이다.

놀이터 내 청호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생 18명, 중학생 7명 등 총 25명의 아동이 생활한다. 최근에는 4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아이들은 '오산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끼와 재능을 펼치고 있다. 또 우리동네 학습공간을 통해선 다양한 학습교육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벧엘교회, 아이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참 좋은 마을 안 놀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